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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반대말은 안철수인가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년 4개월여의 공백 끝에 한국 정치판으로 되돌아 왔다. 돌이켜보면 한국 정치 역사를 기록할 때 안철수 전 대표를 제외하고 설명하기 쉽지 않다. 의대 출신이면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사람의 병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 병을 고치는 사람으로 장안에 화제를 몰고 왔다. 그의 대중적 인기는 단지 유명인으로 그치지 않았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보인 순수한 비전과 생각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싸움판이나 벌이는 국회의 모습에 식상한 유권자들에게 안철수식 화법은 비타민이었고 청량제였다. 그러던 중 201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정치인 행보를 걸어왔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양보했다. 당시에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듬해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며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안철수의 ‘새정치’는 실체는 없었지만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리지 않았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를 포함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까지 토했다. 당선 가능성은 차치하고 대통령 선거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렇지만 실체 없는 새정치는 오래가지 못했다. 안보 문제가 불거지고 각종 정쟁 현안이 대선 길목마다 등장하면서 안철수 정치는 위기에 봉착했다. 끝내 완주하지 못하고 문재인 후보와의 자연스런 단일화로 이어졌다. 탄생때의 신선함에 비할 바 못되지만 안철수 정치는 그후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2017년 대통령 선거 본선 후보였고 재선 국회의원 출신이며 서울시장 후보로까지 나섰다. 이 정도면 신인으로 부르기 어려운 이력이다. 가만히 안 전 대표의 행보를 지켜보면 정치에 뛰어든 이후 줄 곧 경쟁자는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이었고 현재도 그렇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안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실정과 폭정을 규탄했다. 안 전 대표는 1년이 훌쩍 넘는 공백을 깨고 한국으로 들어온 가장 큰 이유가 현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저지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돌이켜보면 두 사람 사이에 놓여 있는 앙금의 크기는 측정 불가다. 그만큼 깊다는 의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쪽으로 단일화가 되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2016년 총선이 있기 전에 두 사람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 국민의당으로 총선 전면에 나선 안 전 대표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정당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밀어내고 2위를 차지했었다. 만약 당시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었더라면 역사의 수례바퀴는 다른 방향으로 굴러갔을 공산이 크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안 전 대표는 문 대통령과 정면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 TV연설에서 가슴에 새겨두었던 한마디를 내던졌다. ‘내가 MB의 아바타입니까.’라고 말이다.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쪽에서 흘러나온 문건 내용으로 알려진다. 2012년 시점만 하더라도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반자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행보에서 가장 적대적 경쟁자가 된 관계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번 총선 출마를 포기한다고 했다. 모든 역량을 현 정부 견제와 비판에 쏟아 붓겠다는 다른 표현으로 들린다. 30여 년 전까지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였던 김영삼과 김대중 두 사람은 대권이라는 자리를 위해 한 사람이 3당 합당을 선택함으로써 루비콘 강을 건너고 말았다. 그 후로 두 사람은 죽는 그 순간까지 정적으로 남았다. 물론 형식적인 화해는 있었지만 말이다. ‘포용’과 ‘협치’가 없는 한국 정치는 계속해서 영양가 없는 정적을 양산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17일 실시한 조사(전국502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4.4%P 응답률4.1%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20대 국회가 얼마나 상호존중하고 협력하는 정치가 잘되었는지’ 여부를 물어보았다. ‘잘못되어왔다’는 응답이 10명 중 9명이다. 지금 각 정당은 인재영입으로 난리 법석이다. 그런데 인재영입보다 중요한 상호존중과 협력정치는 영점인데도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다. 계속 연수하고 있어도 될 안철수 전 대표를 불러낸 장본인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을 향한 분노와 울화가 안 전 대표를 이 땅으로 돌아오게 만든 셈이다. 비단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전 대표의 관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검찰과 국회를 비롯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상호존중과 상호이해가 사라지면서 화합해야할 국민들마저 등을 돌리고 서로에게 적개심을 뿜는 기현상이 넘쳐나고 있다. 정치사전을 펴보지는 않았지만 최신판 정치 사전을 펼치면 왠지 문재인의 반대말이 안철수로 기록되어 있을 것만 같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insightkceo@gmail.com) 


위험한 지름길올해 사회간접자본(SOC)예산이 늘어 건설사들이 토목에 집중할까 싶었지만 그런 분위기는 없다. 얘기를 들어보면, SOC 예산의 3분의 2가 기존 사업의 연장이란다. 그래서 새 먹거리가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업자는 예전엔 민자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질 때 보전해 주는 방안도 있었지만 요즘엔 그마저도 없어 기업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기껏 SOC 예산을 늘렸는데 크게 기대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2017년까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던 건설투자는 2018년 2분기부터 지속 감소세다. 그럼에도 정부는 토목 건설로 경기를 부양하던 과거 정권식은 피하겠다며 대안으로 내놓은 게 생활SOC다. 올해 SOC 예산 중 간선 교통망 확충, 도시재생 확대, 노후 기반시설 안전 강화 등 생활SOC에 많은 예산이 배정됐다. 그런데 아무래도 규모가 작다 보니 기업들의 참여의욕이 떨어진다. 지속가능 경제와 연결되는 산업인프라도 아니다. 철도나 항만이 부정적이면 산단이라도 지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소극적이다. 이왕에 돈쓰는 것 과감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명분을 지키려다 실리를 놓친다. 그 명분은 때론 아드레날린이 된다. 맹목적인 정책도 강행할 용기를 준다. 최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불 지핀 부동산 거래허가제가 투기와의 전쟁에 몰입해 너무 나간 경우다. 거래허가제 논란이 커지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검토한 적도, 검토할 생각도 없다’며 뒤늦게 수습하고 나섰다. 그럴 걸 왜 화두를 던졌는지 시장은 얼얼하다. 얼마 전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3법은 산업, 경제적 측면에서 정치적 성과로 묘사됐지만 내실은 사회적 합의가 부족했다. 법안은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한 가명정보를 당사자들의 허락 없이 과학적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 그런데 정작 빅데이터 분석 기반 4차산업 목적으로 산업계가 요청해왔던 부분은 산업적 연구 활용이었다. 법안에 산업적 연구는 빠졌다. 인권단체 등 시민단체들이 개인정보의 ‘산업적 연구’ 활용을 반대해왔는데 절충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또 과학적 연구의 정의에는 민간 투자 연구가 포함돼 산업적 연구에 한 다리를 걸쳤다. 이 경계를 두고 추후 논쟁이 벌어질 듯하다. 결국 국회 통과 목적 때문에 구멍 있는 법안을 만든 셈이다. 산업계는 그나마 첫발을 뗀 것에 환영하지만 개인정보 주체는 납득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추후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만들 때 산업적 연구를 포함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요즘 그런 방식이 너무 흔해졌다. 재계 반대가 심했던 상법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도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상장회사 사외이사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하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에 한해 5%룰 규제를 낮춰주는 내용이다. 사외이사에 대한 정관계 낙하산에다 국민연금 관치논란이 있는데도 법적 위임범위를 넘어 개정을 강행한 것에 재계 안팎의 우려가 있다. 이 사례도 재벌개혁 목적성이 절차보다 앞선 경우로 풀이된다. 사회적 합의가 정의다. 합의 없는 정의는 자칫 독선과 오판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사회적 쟁점을 처리할 때 지름길은 피해야 한다. 이재영 산업2부장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