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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와 유엔시티 구상임채원 경희대 교수꼭 10년만이다. 2009년 1월 19일 용산 한강로 남일당은 화염에 휩싸였고 옥상에서 점거 농성을 새벽에 기습적으로 경찰이 해산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졌다. 그로부터 1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용산 개발에 대한 자본의 탐욕은 변한 게 없어 보인다. 남일당 그 자리에는 결국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섰다. 부동산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한 ‘욕망의 정치’는 현재도 멈출 줄 모른다. 지금 서울시장은 또 다른 용산 개발프로젝트를 내놓고 있다. 일단 멈추고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돌이켜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던 용산 개발 프로젝트가 그 다음 해 1월의 이 참사를 겪고 나서야 비로소 멈추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로 고삐풀린 자본주의의 탐욕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 만큼 서구 사회에는 금융위기의 충격이 심했다. 1970년대 말의 오일 쇼크 이후 서구 사회에 가장 큰 사회적 충격을 준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미 1997년 IMF 외환 위기로 평생직장과 안정적인 삶이 한 차례 무너졌기 때문에 정작 2008년 위기에는 무덤덤했다. 오히려 용산에서는 2007년 8월 당시 서울시장이 용산 국제업무지구 특별계획구역 개발 방안을 확정한 이래로 끝 모르는 자본의 탐욕이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한강 르네상스와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등 거대한 욕망의 불길에 평범한 시민들도 휩쓸려 들어가고 있었다. 국제업무지역 예정지인 용산 철도기지창과 한강 사이에 있는 멀쩡한 아파트들을 보상하고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서울시장과 이 기회를 통해 부동산 개발로 한 몫 챙기려는 건설업자들과 개발호재에서 작은 이익에라도 편승하려는 일부 지역주민들과 투기세력에 의해 용산 개발지역은 2000년대 들어 가장 탐욕정치가 휘황하게 불타는 욕망의 거리가 되었다. 이 불타오르던 탐욕의 정점에서 용산 참사가 일어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조차도 멈추게 하지 못했던 개발주의의 탐욕이 용산 참사를 통해 비로소 멈춰섰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는 시점에 열린 유엔 총회의 의장이었던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그때까지 한 국가의 생활정도를 나타내는 1인당 국민총생산(GDP)가 경제적 지수만을 반영하는 것으로 한계를 있음을 지적하고 다른 정책방향과 국부의 측정방식을 스티글리츠와 아미티야 센 등에 찾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 대안적 모색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고려하는 삶의 질 측정방식이 제시되었다. 2011년 OECD 삶의질 지표(Better Life Index)는 이러한 새로운 모색의 산물이었다. 세계은행, IMF 등 국제기구들도 그동안 운영방식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낙수효과 없는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3년 정도의 노력을 통해 2011년 ILO의 임금주도성장, OECD의 포용적 성장, 미국 경영학계를 중심으로 한 공유가치창출 등 다양한 모색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성찰과 모색은 좀 더 진지하게 지켜볼 일이다.  한국에서 2008년 금융위기와 그 다음해 1월에 있었던 용산 참사에도 요지부동이었던 개발주의와 사익극대화는 2016년 촛불혁명을 맞으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부는 계기를 맞고 있다. 촛불혁명 이후 등장한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포용국가 등 새로운 국정운영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정책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으로 방향을 찾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포용국가의 국정운영 방식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는 좀 기다려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이 참사 10주기의 용산 지역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된다. 용산 지역은 서울 지도를 놓고 보면 서울의 한 가운데이다. 작년 6월 용산에 해방 이후 70년 동안 주둔해 있었던 미군 기지가 공식적으로 평택으로 이전하고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 지역이 20세기 분쟁과 전쟁의 넘어 세계평화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용산 지역을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와 글로벌 공동체에서 세계 평화의 광장으로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용산 참사 10주기에 용산 지역 활용방식에 대한 지금까지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개발주의의 탐욕에 대한 대안으로 개발의 사익과 세계 평화를 향한 공익을 조화롭게 묶어 내는 새로운 용산 구상이 제시되어야 한다. 용산 유엔시티 구상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은 2013년에 유엔시티를 조성하여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보건기구(WHO) 등 9개 유엔기구를 유치해서 유럽에서 새로운 글로벌 비전을 만들었다. 용산에서도 지역주민들의 개발이익에 대한 사익과 함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색되고 있는 공공성과 공익을 담아내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용산 국제업무지역으로 지정되었던 철도창부지 등에 유엔시티 조성이라는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새로운 구상이 제시될 수 있다. 올해는 3·1운동과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이다. 용산 참사를 넘어서 이 지역에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글로벌 비전으로 유엔시티 구상이 진지하게 모색되어야 할 때다. 임채원 경희대 교수(cwlim@khu.ac.kr)


황교안 등판으로 한국당 혁신은 실패했다박주용 정치부 기자'황풍(황교안 바람)'이 심상치 않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이 황 전 총리 쪽으로 결집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고, 최근에는 황 전 총리와 가깝다는 의미의 친황(친황교안)계까지 생겨나고 있다. 한국당 전대 구도가 '황교안이냐 아니냐'로 바뀌는 분위기다.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다. 황 전 총리의 정치적 부활을 막지 못한 것은 한국당의 혁신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한국당은 2017년 대선 패배 이후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까운 친박 의원들의 탈당을 권유했고, 지난해 말에도 핵심 친박 의원들의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하는 등 친박계를 겨냥한 인적쇄신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또한 보수의 새로운 가치를 담아내는 정당이 되겠다며 여러 쇄신안들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국정농단 정권'의 제2인자를 당의 간판으로 끌어들였다. 김병준 비대위에서 여러 혁신안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 황 전 총리가 정치권에 나서지 못할 정도의 당내 토양을 만들지 못한 책임이 크다. 오죽하면 황 전 총리의 입당 이후 김병준 위원장 본인이 전대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하겠는가. 21일 YTN 의뢰로 실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박근혜정부 국정농단에 대한 황 전 총리의 실질적 책임이 47%에 달한 점은 김 위원장을 더욱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황 전 총리의 출현으로 한국당 내에서 움츠리고 있었던 인사들도 하나둘씩 기지개를 펴고 있다. 황 전 총리가 등판하면서 홍준표 전 대표도 전대에 나설 공산이 크다. 한국당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당이 과거와 선을 긋고 새로운 보수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을 생각하는 국민이라면 당연히 갖고 있는 기대다. 한국당은 이번 전대를 통해 당이 새로 태어나는 환골탈태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잇단 쇄신책들은 한낱 정치쇼에 불과할 뿐이다. 박주용 정치부 기자(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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