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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개방으로 인한 농업피해 배상은 정의로운가전재경 사회자본연구원장4대강을 막는 데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이를 여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 2019년 2월8일 환경부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4대강 16개 보 중 11개 보(금강 세종·공주·백제보, 영산강 승촌·죽산보, 낙동강 상주·강정고령·달성·합천창녕·창녕함안보, 한강 이포보)를 열어서 관측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강물의 체류시간이 줄고, 유속이 빨라지는 등 물 흐름이 좋아져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됐다. 보 문을 열자 강의 자연성이 회복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할까. 보 개방에 이렇게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성을 회복하는 댓가를 치르고 있다. 경남 합천군 청덕면 농업인 46명은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2017년 12월7일부터 14일까지 보 개방에 따라 수위가 1.6m 낮아졌고 이로 인하여 토마토와 양상추 등이 냉해를 입었다"며 환경부 장관과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10억5859만5000원(뒷날 피해조사 과정에서 14억원으로 증액)의 배상을 요구하는 재정신청(2018.9.11.)을 냈다. 이들은 함안군 광암들에서 겨울철에 지하수를 끌어 올려 (비닐하우스 외부에 얇은 지하수 물줄기를 지속적으로 뿌려 얇은 막을 형성해 하우스 안의 온도를 유지하는) 수막재배를 이용했는데, "보 개방으로 수위가 (4.9m에서 3.3m로) 낮아져 농업용수를 제 때 공급하지 못하여 농작물이 냉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어느 야당 원내대표는 공주보·세종보 사업소에서 열린 4대강 보 파괴저지 특별위원회 현장간담회(2019.3.4.)에서 "보 문제를 적폐·이념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지 안타깝다… 보 해체 결정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국민에게 손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민법상 책임도 있다… 보 해체가 최종결정 난다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혹시 이런 발언 등에 영향이라도 받은 것일까? 뒤이어 내려진 관계 당국의 피해배상 결정은 법리를 따졌다기보다는 "서로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절충안을 택했다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발표(2019.5.15.)에 따르면, "관계 당국이 농작물 피해 발생을 우려한 농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보를 개방한 책임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위원회는 "제 때에 수막재배를 실시했더라도 일부 냉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었고, 관정 관리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피해액을 60% 정도(8억원)만 인정했다. 이번 결정은 상주보와 승촌보 인근 농민들이 2018년 말과 2019년 초 제기한 17억원대 피해배상액 산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언론은 농작물 피해를 처음 인정한 이번 결정으로 말미암아 4대강의 다른 보 주변 지역 농민들의 피해배상 요구도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것이 과연 법리상 정의로운 결정일까? 4대강의 보 설치와 해체는 여러 가지 법률문제를 수반한다. 보 개방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주체가 있었지만 보 설치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다. 농업인들은 보 개방으로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지만, 보 설치로 인한 하천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 그리고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피해는 이를 주장할 주체가 없어 법적으로 성숙되지 못했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농업인들에게 보 개방으로 인한 피해배상 결정을 내리면서 농업 수리권에 관한 성찰에 소홀했다. 민법상 개념인 수리권을 원용하려면 법리를 제대로 살펴야 한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수리권이 아닌 '반사적 이익'을 가진 농업인들에게 피해의 보상도 아닌 배상을 결정했다. 배상은 원인이 불법이었음을 뜻한다. 보 개방으로 인한 농업상의 피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불법' 원인은 아니다. 보를 개방한다고 해서 인근 농업인들의 수리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보 개방이 불법도 아니요 수리권 침해도 아닌데 왜 피해를 배상하는가? 정부가 농업상 손실을 보상하고 싶으면 다른 법적 근거를 원용해야 마땅하다. 보 해체/개방이 적법 절차를 따른다면, 불법/배상 시비가 나올 수 없다. 보 주변 농업인들의 수리권이 인정받으려면, 수리권이 부착된 농지·농업시설을 원시취득하거나 상속·매매·양도로 권원(title)을 확보했어야 한다. 아니면 농업인들이 보 건설에 비용·노력을 부담했거나 법률상 또는 관행상 수리권을 인정받았어야 한다. 4대강 보 주변 농업인들은 그 어느 경로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당초 없었던 보가 건설되자 지하수위가 높아져 취수가 쉬워졌을 뿐이다. 농자천하대본이라지만, 과도기적으로 누린 이익은 수리권이 아니라 '반사적 이익'이었다. 민법, 하천법 또는 환경법이 아닌 농업법을 통해 거론될 수 있는 이익이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권원이 모호한 결정을 내렸다. 전재경 사회자본연구원장(doctorchun@naver.com)


대출규제가 집값 내성 길러견고하던 ‘분양 불패’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8.6대 1. 올해 1분기 서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로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 37.5대 1과 나란히 보면 대조가 뚜렷하다.  저무는 황금기를 아쉬워하기엔 긍정적인 면이 적지 않다. 집을 여러 채 가지고도 욕심 내는 ‘아파트 부자’가 집값을 끌어올려 무주택자,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잃는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이에 문재인정부는 투자 수요와 집값을 꺾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전문가들은 약발이 먹혔다고 입을 모은다. 약의 부작용은 내성이다. 사전·사후 무순위청약을 이용한 현금부자들의 ‘줍줍 현상’이 부동산 시장의 이슈로 부상했다. 실수요자가 청약에 당첨돼도 대출 규제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다. 대출은 이제 내 집 마련의 자금을 견인하기에 역부족이다. 정부가 지정하는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무주택자나 서민 실수요자여도 대출 범위가 줄어든다. 서울은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다. 투자 수요가 물밑에서 꿈틀거릴 수 있는 까닭이다.  고분양가 책정의 여지도 남아있다. 9억원 이상의 아파트를 내놓는 일부 건설사들은 중도금 연체를 허용하는 방식 등으로 계약을 유인한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중도금 대출 보증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시행사·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의 길을 열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수요자의 자금 부담은 잠시 덜어낼지언정 불법을 비껴간 편법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연체 리스크를 분양가에 반영하거나 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줄였으니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명분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수요자의 부담은 아직 무거워 보인다. 청약에 당첨돼도 자금난 때문에 계약의 벽은 여전히 높다. 중도금 연체 등의 편법에 편승하려면 큰 맘 먹고 9억원 이상의 집을 사야 한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꾀한다는 정부의 이정표가 풍선효과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정부 규제의 효과는 분명하다. 집 사기가 어려워졌다. 대출 가능한 자격을 강화하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분양 시장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들의 자금줄까지 묶어놓은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를 더 세밀히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나이, 소득 등에 따라 자격 요건을 조밀하게 나누고 맞춤식으로 대출 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성의 부작용을 막으려면 세심한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