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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29 (목요일)

대통령 물 먹이기? 인사 물꼬부터 터야"잘해도 너무 잘한다"며 이례적인 칭찬을 아끼지 않던 야권에서 짧은 허니문을 끝내고 대통령과 척을 지기 시작했다. 후보 시절 내세웠던 5대 인사배제 원칙에 맞지 않은 후보자를 지명해놓고 야권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하면서 무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인사가 꼬이기 시작하니 결국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나 추경은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특히 추경은 자유 한국당의 ‘묻지마 보이콧’으로 역대 최장기 ‘표류’가 계속되고 있다. 결국 일자리 추경을 기다리는 국민들의 여론은 건드리기만 하면 터질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가 제대로 기능을 하려면 내각이 우선 구성되어야 한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기까지 5개월이 소요되었고 그동안 우리 국민은 하루 빨리 정국이 안정되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만을 고대해왔다. 올 5월9일 드디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소박하지만 기품 있는 취임식에서 강하고 정열적인 당선 소감을 발표했을 때만해도 이렇게까지 내각 구성이 늦어질 줄은 몰랐다. 당장이라도 멈추었던 대한민국의 시계가 움직이고, 장관 인사가 마무리 되고 추경이 통과되어 실업률이 급감할 것처럼 흥분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17개 부처 중 15개 부처의 장관 인선이 발표되고, 부처 차관 중 산업자원통상 2차관만 미정인 상태에서 6명의 장관만 임명되었을 뿐, 내각 구성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작금의 상황이 대통령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해보려는 야당의 무조건적 발목잡기라고 평가하기에는 무언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 현재까지 청와대가 발표한 후보군들이 대통령 스스로 내세운 인사원칙을 무사통과할 수 있을 만큼 클리어하지 못한 상황에서 야당에게만 대승적 차원에서 무조건 협치를 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지난 25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을 소위 ‘부적격 신 3종세트’로 명명하고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 명의로 이들 후보자들의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26일 이들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안 등 국회 현안 처리에 협력하겠다며 당근을 제시하기도 했다. 야권, 특히 자유한국당이 이런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익히 예상된 일이기도 했다. 다당 체제하에서 오히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에게 밀려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잃고 있다는 위기감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7·3 전당대회’를 위해 여당과 청와대의 기선을 제압하고 향후 정국운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계산임을 누구라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너무도 분명히 예상되는 반대를 넘어설 수 있는 현명하고 전략적인 문제 해결 대비책을 민주당이 왜 미리 미리 준비하지 못했느냐 하는 것이다. 그나마 여당에 호의적일 수 있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역시 각 당이 차지하는 애매한 스탠스 때문에 쉽사리 대통령에게 협조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과의 차이점을 선명하게 부각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지율 정체에 몸살을 앓고 있고, 아울러 본인들이 지향하는 ‘진짜 보수’가 무엇인지 그들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본 뿌리가 같다는 태생적 한계와 지난해 일으킨 총선 돌풍이 결국은 호남민심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는 본질적 특성 때문에 자의든 타의든 협치를 강요받고 있는 국민의당 역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여당과 청와대에 협조하면 자유한국당의 존재감만 부각시켜주는 꼴이 되고, 자유한국당과 같은 노선을 취하자니 협치를 요구하는 국민의 여론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강경화 외무부장관에 대한 임명을 감행함으로써 엉뚱하게 그 불똥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게 떨어졌고, 국민들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부실 인사검증 논란을 애써 외면하며 위태롭게 나아간 대통령의 추가 인선 역시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 상황에서 부적격 3종 세트라는 오명까지 듣고 있는 세 명의 후보자들을 청와대가 그대로 안고 간다면 결연한 의지로 버티고 있는 야당을 설득시키기는 더 힘들어질 것 같다. 더 이상 이런 상황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여야 모두 무의미한 기싸움은 그만두고 진정한 협치를 위한 힘찬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이다.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 


'경유값 인상' 오보 소동 유감지난 25일 때아닌 경유값 인상 기사가 쏟아지면서 전 국민의 주목을 끄는 이슈로 떠올랐다. <뉴스토마토>를 포함해 대부분의 언론이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유류세 인상을 통해 현행 휘발유의 85% 수준인 경유가격을 최소 90%에서 최대 125%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는데, 서민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여론이 들끓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보도는 하루만에 오보로 판명됐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4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교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4개 기관 주최로 공청회를 열어, 지난해 6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에너지 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의 하나로 맡겼던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연구용역 보고서에는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의 85%에서 90%, 100%, 125%까지 올릴 경우 시나리오별 파급 효과가 분석된 내용이 담겨있었다. 문제는 보고서가 공청회 개최 전에 유출되면서 발생했다. 언론들은 보고서에 담긴 모든 시나리오가 경유가격이 현행보다 오르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정부가 당연히 경유가격을 올릴 것으로 생각하고 기사를 작성했다. 정부가 명확히 경유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보고서를 만들지도 않았는데 시나리오만으로 추측성 기사를 작성한 것이다. 언론보도 이후 논란이 커지자 소관부처인 기재부는 26일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어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최영록 세제실장은 기자들을 만나 "국책연구기관에 맡긴 용역보고서에서 경유가격 인상에 따른 미세먼지 절감 효과가 낮게 나타났다"며 "앞으로 미세먼지 대책으로 경유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해외 기여분이 상당히 크고 유류 소비는 가격 변화에 비탄력적인데다 세율 조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유가보조금 대상 차량이 있어 영세자영업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통합적으로 감안했다"고도 했다. 정부가 공청회를 열기도 전에 경유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쪽으로 확실히 방침을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오보를 냈던 일부 언론들은 되려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마지못해 말 바꾸기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당국을 비판했다. 물론 정부가 유류세 인상을 염두에 두고 여론 타진에 나섰다가 번복한 것이라는 심증을 가진 기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후 과정을 지켜본 바로는 담당 공무원들이 원론적인 수준의 설명만 한 것을 대부분 기자들이 넘겨 짚기식으로 보도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노력 없이 추측성 보도를 남발하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도 '아니면 말고'식으로 대응하는 우리 언론의 고질병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큰 혼란을 초래한 이번 오보 소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임은석 정경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