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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뉴딜이 성공하려면몇 달 전, 대통령께서 직접 디지털 뉴딜 계획을 소개하면서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이른바 '데이터 댐'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팬데믹 시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공황 시절 미국 정부가 후버 댐을 건설, 공공 토목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 것처럼 데이터 댐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과연 우리나라는 디지털 뉴딜을 통해 선도형 경제로 나아갈 수 있을까. 다가오는 미래가 인공지능 AI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너무 많이 들어서 식상할 정도이다. AI는 확실히 여러 산업 분야에서 생산성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생산성의 폭발적 성장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을 현실화할 것이다. 현재 AI 기술의 핵심적 특징은 데이터 기반의 지능으로 하드웨어, 알고리즘과 함께 축적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알파고의 예를 들자면, 많은 바둑 기보가 축적, 이 기보 데이터가 바둑 AI를 학습시켜 구현하는데 기초가 되는 것이다. 디지털 뉴딜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표준화·가공하는 과정에서 당장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AI 사업기회의 밑천이 되는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좋은 투자가 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종류의 AI도 급성장하고 있다.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비지도학습)으로 알려진 이 기술은 2014년 구글의 데이터과학자 이언 굿펠로우가 처음 논문으로 발표한 이후 빠르게 진화 중이다. 예를 들어 AI로 합성 동영상을 만드는 딥페이크와 같은 이미지, 동영상 생성기술이 GAN을 활용한 기술이다. GAN의 장점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축적해 AI를 학습시키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대량의 데이터를 만들어내면서 학습하고 발전한다는 것이다. 만일 AI 전 분야에서 GAN처럼 데이터 생성, 학습, 발전이 스스로 이뤄진다면 굳이 인력을 써서 데이터를 축적, 투자할 필요가 없다.   AI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V.U.C.A.로 요약된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약자로 변동적이고 복잡하며 불확실하고 모호한 사회 환경을 의미한다. 마치 알파고가 확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각 수의 선택에 대해 승리 확률를 계속 재계산하는 방식으로 다음 수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 이런 관점에서 인력을 투입하는 공공사업을 통하는 방식보다는 V.U.C.A.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조력하는 접근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 우리는 정보기술 도입 중에 여러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정부 주도형 사업으로 국산형 데이터베이스 연구 개발과 지리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데이터 입력을 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인력과 비용을 투입한 적이 있었다. 또한, 휴대전화 상의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유통 표준을 만들기 위해 통신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콘텐츠제공사 등 수많은 회사들이 시간을 썼다. 정부가 투자 자금을 확보해 벤처에 직접 투자도 많이 했다. 물론 이런 시도가 있어서 성공사례도 나오고 우리나라 정보기술체계가 만들어지는 데에 여러 모로 기여했을 지도 모르겠으나, 현재 시점에서 투자 성과를 평가해 보자면 투자 규모에 비해 남은 게 별로 없다. AI를 비롯해 변화가 빠른 정보기술 분야에서 정부 주도로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조력하는 방식으로 일이 추진돼야 한다. 성공적인 사례로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을 꼽을 수 있다. 팁스는 민간에서 투자한 기업에 정부가 매칭해 투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전에 정부가 직접 벤처투자를 하던 방식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성장도 빨라졌다. 민간이 투자한 기업에 정부가 출자를 하기 때문에 공정성도 확보하고, 투자규모를 늘릴 수 있어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만족해한다. 디지털 뉴딜의 경우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주도, 정부 조력 구조로 추진되도록 역할 분담에 대한 상세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올해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정부 역할이 확대되고 큰 정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른 정부처럼 우리나라 정부가 큰 정부를 지향해 디지털 뉴딜을 정부 주도 형태로 접근한다면, 당장의 경기 부양에 도움은 되겠지만 장기적 투자는 실패할 공산이 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나라 경제가 부상할 수 있도록 이번 디지털 뉴딜이 꼭 성공하기를 기원해본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의료인력 낙수효과' 필요한 때‘닥터헬기’로 유명한 이국종 교수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3년 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면서다. 피가 철철 넘치는 응급실 바닥을 뛰어다니며 수술용 칼 대신 헬기 로프를 쥔 그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헬기로 꼬박 몇 시간이 걸리는 지역까지 ‘종횡무진’ 진료에 매진한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모순적인 감정이 들곤했다. 돈이 안 되는 곳엔 진료도 없다는 ‘박탈감’과 외딴 곳에서 사고를 당해도 비명횡사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안도감’의 교차였다. 당시 이국종 교수가 중시한 원칙은 ‘골든아워’다. 한시간 내로 환자의 치료가 시작돼야 그나마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의미다. 그는 “자신이 환자에게 가까이 가야 환자를 살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며 이 원칙을 목숨처럼 여겼다. 이국종 교수의 다큐멘터리를 본 사람들이 알게된 자명한 사실은 진료를 받을 기회가 많을 수록, 더 빨리 받을 수록 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약 6개월 전부터 국민들은 ‘의료체계의 골든아워’를 직접 체감할 기회를 강제로 얻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국민이 처음으로 국가라는 존재를 자각하는 계기였다. 팬데믹 앞에 선 의료 시스템은 자칫 ‘돈이 되는 곳에만 진료가 있다’는 시장논리 앞에 위태로워질 뻔 했다. 대구시와 경북 지역에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수요는 넘쳐났지만 진료 공급은 부족했다. 다행히 전국 각지의 의사 250명이 자원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만성적인 지역 의료인력 부족 현상은 ‘의료체계의 골든아워’를 무디게 만드는 주범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 의사 인력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가 2.3명으로 OECD 3.4명 대비 68%에 불과한 수준이다. ‘팬데믹 학습효과’를 얻은 정부가 의대 정원 카드를 내민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정부는 전국 각지에서 근무할 지역의사를 늘리기 위해 지역의사제를 시행하고 정원도 매년 400명씩 10년간 4000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예상대로 의료계는 “대도심 쏠림으로 인한 부족 현상”이라며 반발이 거세다. 그러나 팬데믹을 겪은 국민의 시선에서 집단반발은 ‘밥그릇 챙기기’로 비춰질 뿐이다. 그들이 말하는 ‘쏠림 현상’도 의료인력 숫자가 부족한 탓이라는 점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지역에 더 높은 의료수가를 적용해주는 등의 지원책도 주요 인프라가 갖춰진 도심쏠림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의료체계의 골든아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부족한 인력 수를 늘려야 한다. 물 잔이 가득차면 아래 잔이 가득 차듯이 도심에서 넘쳐난 의료 인력이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의료인력 낙수효과’가 필요한 때다. 정성욱 정책팀 기자 sajikok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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