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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지향의 사회사진/이의준 중소기업정책개발원 규제혁신센터장최근 시리즈물 ‘오징어게임’이 화제다. 극단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도박성 경쟁, 욕망으로 인한 갈등을 다룬 내용이다. 한마디로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막장으로 치닫는 처절한 투쟁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모두의 속마음은 편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의 내용이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이 시리즈물에 투자한 세계 최대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인 넷플릭스는 250억원을 투자해서 1조원의 실적을 올렸다. 한 달 만에 무려 1억4200만 명이 시청했고 가입자도 급증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판교 대장동 지구의 개발도 이 시리즈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재개발로 쫓겨난 사람들이나 내 집 마련에 허리 줄을 조이는 서민층도 있지만 그 뒤에는 수십억 원에서 수천억 원, 수천 배의 개발이익을 챙기며 신화적 성취(?)를 거둔 사람들도 있다. 사회의 양극단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드라마나 실제 상황에서나 소수 엘리트의 집단적 욕망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이 정도에 이르고 있으니, 우리 사회가 가야할 진정한 방향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몇 가지 의문점이 저절로 생겨난다. 사회시스템이 이러한 극단에 대한 여과장치를 갖추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인가?  어물전에 꼴뚜기 뛰듯이 사회적 지위나 권력을 가진 일부가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반칙으로 포식(捕食)을 행하고 있지 않나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답답한 사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런 황금만능주의의 폐단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서 갑자기 일본의 우치다 다쓰루교수가 쓴 책 <하류지향>이 생각났다. 공부하지 않고 일하지 않는 세대를 다루면서 사회가 갈수록 하류지향으로 치닫는 것을 지적한 책이다. 하류는 강이나 개천의 아래쪽 부분 또는 수준 따위가 낮은 부류를 일컫는 말이다. 글쎄, 우리사회에서 상류와 하류를 구분해 언급하기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수준 따위가 낮은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하류는 ‘못 배우고 없는 낮은 계층의 사람들’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어의 중립적 의미에 입각해, 그리고 최근에 일어난 여러 사건이나 드라마를 통해 따져본다면 하류를 재정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류는 ‘자신이 속한 수준에서 보여야 할 행태에 훨씬 못 미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 최고 지위의 관료, 법조인, 정치인, 재벌이나 신흥부호, 인기연예인 등이 돈과 명예는 거머쥐었지만 하는 행태가 저급하고 비열하다면 그들이 바로 하류사람들이다. 하류를 재정의함과 동시에 '선비정신'이라는 우리의 옛 단어를 떠올려본다. 선비는 학식과 예절을 갖추고 의리와 원칙을 지키며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인품의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얼마나 바람직한 인물상인가. 어쩌면 일반 대중들은 '선비'에 대해 '학식은 있으나 현실성이 없고 가난한 고집쟁이'라는 정도의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선비정신을 무시하거나 배제하고 무엇을 지향하겠는가? 이이나 정약용과 같은 선비 상(像)을 흘러간 시대의 인물 상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정조 때의 성대중은 ‘구차하게 먹이만 찾는 자는 짐승과 다르지 않고,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쫓는 자는 도적과 유사하다. 사사로움에 온갖 힘쓰는 자는 거간꾼이요, 의를 따지지 않고 권세에 빌붙는 자는 종이나 첩과 같다“고 했다. 이들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바로 하류인 것이다. 우리사회는 세계 1위의 고학력 사회라고 한다. 하지만 학력만큼 실력이나 열정은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배움은커녕 일조차도 하려않는 집단이 늘어나고 있다. 요행과 술수를 부려 물적 욕구를 달성하려는 경향도 심해지고 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오직 자신의 욕심(건전한 노력을 곁들이지 않은 채)에 몰입하는 것이 문제다. 사회공동체로부터 인정받고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오늘날 버전의 선비정신(classical scholarship)을 세워나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사회가 하류사회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저 상대를 짓밟거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 달성에만 몰두하는 ‘하류적 상류’들이 활개를 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포식자에 불과할 뿐이다. 비록 탐욕과 반칙으로 부(富)를 얻어 상류의 흉내는 낼지언정 이들이 진정한 품격을 보이거나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치다 다쓰루의 ‘하류지향’은 공부하지 않고 일하지 않는 아이들과 교육문제를 다루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무엇을 위해서’ 공부하는지를 깨닫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요즘 우리사회 일부 일탈한 엘리트들의 모습은 자신들의 배움이 사회에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과 책임감이 결여되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왜 스스로 하류가 되었는지 따져보고, 또 우리 사회 전반이 그들의 하류지향에 어느새 물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각성하고 통찰해야 할 것이다. 이의준 중소기업정책개발원 규제혁신센터장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0개월째 가격 인상, 답없는 대책올해는 가격인상으로 시작해 가격인상으로 끝날 전망이다. 연 초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직장인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계란 값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대책없이 가격이 오른 가운데 이제는 휘발유 값도 리터당 2000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새해벽두부터 가격인상의 포문을 연건 음료였다. 코카콜라, 동아오츠카 등은 연초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자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 배달 대행업체는 배달 대행료를 상향 조정했다. 배달료 인상은 외식비 상승을 부추겼다. 실제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피자헛 등은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가공 식품, 생필품 가격도 들썩였다. 상반기 즉석밥부터 컵밥, 햄, 소시지 등의 가격이 오른 데 이어 두부, 고추장, 양념장, 소금 가격도 인상됐다. 하반기에는 서민 물가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라면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국내 주요 라면 업체는 소맥과 팜유 가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8월부터 일부 라면 제품의 가격을 기존보다 7%~11% 가량 올렸다. 도미노 가격 인상의 정점을 찍은 건 우유값 인상이다.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을 시작으로 매일유업, 남양유업 모두 우유 값을 인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생활필수품 38개 품목 가운데 29개 품목의 가격이 전년보다 평균 6.3% 상승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보면 27개 품목의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상황이 더 문제다. 우유 가격 변화로 인한 전체 물가 상승 이른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전 우유 값 상승으로 커피전문점, 제빵·외식 프랜차이즈 등도 잇달아 가격 인상 러시에 나선 전례가 있는 만큼 현실화 우려가 크다. 또 올해 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세로 가격이 치솟은 계란은 여전히 가격 안정화가 덜 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 3분기 평균 계란 값(30개 기준)은 8377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3.4% 감소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0% 비싼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겨울 철새들이 날아오는 겨울을 앞두고 있어 조류인플루엔자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경제전문가는 내년까지 생활 전반에 걸쳐서 가격이 상승하는 기조적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정부의 뚜렷한 물가안정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기조적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소비 여력은 줄어들게 된다. 치솟는 물가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정부의 실효성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유승호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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