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특화 인뱅들이 던지는 화두는?
노보·캐비지·머큐리 등 중소기업 특화 뱅킹서비스 제공
국내 인뱅들, 늘어나는 중소기업 금융수요 주목해야
2022-03-18 06:00:00 2022-03-18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역이 넓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중소기업 특화 인터넷은행들이 속속 등장하며 향후 '인뱅'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올해부터 정책 변화로 국내 인뱅들도 기업대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기업금융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7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만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은행들이 등장했다. 이 같은 기업특화 인터넷은행은 최소 15곳 이상으로, 주 고객은 일반 중소기업·스타트업·프리랜서 등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노보(Novo)·캐비지(Kabbage)·머큐리(Mercury) 등이 있다. 노보는 지난해 말 기준 15만개의 일반 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했으며 누적거래액이 50억달러에 이른다. 전년보다 약 13만개의 중소기업 고객이 늘었으며, 고객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기 위해 비즈니스 도구 관련 테크기업과 적극 제휴해 서비스 라인업을 확충했다.
 
캐비지는 2020년 말 기준 운전자금, 급여 보호 프로그램 등을 포함해 총 90억달러의 대출을 취급했다.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필수 도구인 당좌예금계좌와 신용대출 상품, 신속한 결제 처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특화된 서비스 라인업을 구축했다. 머큐리 역시 2021년 6월 기준 4만개의 스타트업 고객을 확보하며 총 40억달러의 예금 기록을 달성했다. 머큐리는 기본적인 뱅킹 서비스 외에 재무 현황 관리, 송장 업무 지원 등 경영 지원 서비스를 탑재해 고객의 업무 효율화 니즈를 충족시켰다.
 
미국의 기업특화 인터넷은행 확대는 중소기업의 높은 위상에도 불구하고 전통 금융회사가 장기간 이들에게 적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점에서 기인한다. 대면 중심의 전통 금융회사는 중소기업의 다양한 형태로 탐색비용 등이 높아 해당 고객군을 위한 금융지원에 소홀했다. 때문에 중소기업 고객은 기존 금융사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며 인뱅을 찾았고, 이들을 고객군으로 하는 기업특화 인뱅들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등장하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만 가능했던 인뱅들은 정책 변화로 올해부터 기업대출 영업도 가능해졌다. 기업금융 시장 내에서 인뱅의 지배력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사례는 국내 인뱅들이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 금융회사도 자사 기업금융 플랫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도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내는 중소기업의 외부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MZ세대 중심으로 창업이 늘어나고 있는 등 중소기업의 금융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금융사가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중소기업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기업금융 플랫폼 경쟁력을 적극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역이 넓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기업특화 인터넷은행들이 등장하면서 향후 인뱅의 미래에 화두를 던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고객센터의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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