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 미분양 '공포'…양주·안성, 규제 해제에도 미분양 확대
올해 공급물량 쌓이며 HUG 미분양관리지역 지정
미분양 그림자 지방 이어 수도권까지…구리시 등 "규제 해달라"
2022-10-18 06:00:00 2022-10-18 06:00:00
양주시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경기도 양주와 안성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자마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침체 우려가 깊어지자 규제지역 해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7일 HUG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에서 양주와 안성은 제72차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돼 이달 5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이를 적용받게 됐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미분양주택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 △증가 △해소 저조 △우려 △모니터링 필요 등의 범주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 HUG가 지정하는 제도다.
 
주택사업자가 미분양관리지역 내에서 토지를 매입하려면 예비심사를 받아야 하고, 토지매입 이후면 사전심사를 거쳐야 HUG의 분양보증을 받을 수 있다.
 
8월 경기도 미분양주택 현황을 보면 양주 914가구, 안성 565가구로 도내 미분양 물량 1, 2위를 차지했다. 경기도 전체 미분양은 3180가구로, 두 지역에서 발생한 미분양 물량만 46%에 달한다.
 
HUG는 양주를 미분양 증가 뿐만 아니라 해소 저조, 우려 지역으로 판단했다. 양주 미분양 물량은 올해 1월 110가구에서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다 6월 847가구를 기록한 뒤 3달째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분양한 '힐스테이트 양주옥정 파티오포레'와 '장흥역 경남아너스빌 북한산뷰' 등에서 미분양 적체 현상이 나타났다. 
 
안성은 미분양 우려 지역으로 분류되며 지난 2020년 10월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된 후 2년 만에 재선정됐다. 지난 1월만 해도 미분양이 없었지만 2월 1068가구로 갑자기 늘어났고, 8월 565가구까지 줄었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기준 한달 사이 1468가구로 급증했다.
 
양주와 안성은 지난달 26일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부동산 대출, 세제, 청약 규제 등이 풀린 곳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양주 -0.44%, 안성 -0.06%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은 수도권 전체에 나타나고 있다. 경기는 전주(-0.26%) 대비 낙폭을 키워 0.30 하락했으며, 서울(-0.22%), 인천(-0.38%) 등 수도권은 -0.28%를 보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금리가 오르고 집값이 빠르게 떨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규제지역 해제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며 "수도권 외곽이 쭉쭉 빠지는데 외곽만 풀어준 것은 오히려 안될 곳을 정부가 찍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욱 빠르고 과감한 규제 해제가 필요했다"며 "하락세가 쉽게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가 커지자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부에 규제지역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는 국토교통부에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재요청할 계획이다. 구리시는 "지난 8월 1일과 9월 20일 두 차례 해제를 요청했다"며 "경기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 대비 구리시 주택가격 상승률 등의 추가 자료를 확보한 후 지속적으로 (규제지역 해제)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양시의회도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으며, 김포와 인천 검단 일대 시민들은 규제 해제지역 미포함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올해 안에 규제지역 추가 해제가 이뤄질지 미지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말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규제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개최 여부에 대해 "기약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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