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유통-제조 마진 갈등…식품사 '자사몰' 키우기 집중
'최저가' 원하는 유통사와 납품가 이견…자체 채널 강화
2023-03-08 06:00:00 2023-03-08 08:41:11
 
[뉴스토마토 최신혜 기자] 최근 음식료 제조사들이 자사몰 키우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제조사의 자사몰 매출 비중은 10~20% 수준에 불과하지만 오픈마켓, 대형마트와 '납품가'를 놓고 갈등이 심해지자 자사몰 내공을 키워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CJ제일제당이 밀키트 '쿡킷'의 배송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며 자사몰 강화에 나섰다.(사진=CJ제일제당)
 
8일 CJ제일제당은 자사몰 'CJ더마켓'에서 판매 중인 밀키드 '쿡킷'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할인이벤트를 강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CJ더마켓은 2019년 오픈한 CJ제일제당의 식품 전문몰입니다. CJ제일제당이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확대하며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자 오픈했는데요. 
 
CJ더마켓은 기존 수도권과 일부 충청 지역에 한해 제공했던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 소비자가 원하는 날짜에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에 비해 자사몰이 배송서비스에 취약하다보니 해당 분야를 강화해 경쟁력을 갖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습니다. 기존처럼 자사몰 한정 할인 혜택은 여전히 이어갑니다. 
 
농심몰은 플래티어 AI 마테크 솔루션 ‘그루비’를 도입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사진=농심)
 
지난해 8월 오픈한 농심의 자사몰 '농심몰'의 경우 디지털 서비스로 승부합니다. 최근 디지털 플랫폼 솔루션 기업 플래티어의 AI 개인화 마테크 솔루션 ‘그루비’를 도입했는데요.  
 
그루비는 고객 속성, 행동,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60여 가지의 조건을 조합해 원하는 고객 집단을 타겟팅할 수 있는 ‘룰 세그먼트’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의 구매 성향 및 구매 의지 등을 계산하고 구매 가능성을 확률 구간별로 예측해 고객을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는 ‘구매 확률 AI 세그먼트’ 기능을 지원합니다.
 
농심은 사이트를 방문 혹은 이탈한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 재방문을 유도하고 추가적인 매출 상승을 견인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밖에 오뚜기도 이달 중 '오뚜기몰'의 대대적 개편에 나섭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몰'을 통해, 동원디어푸드는 '동원몰'을 통해, 아워홈은 '아워홈몰'을 통해 각각 신제품을 먼저 선보이고 할인혜택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통사와 제조사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자사몰 키우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CJ제일제당이 '햇반', '비비고 만두' 등 주요 제품의 쿠팡 납품을 중단했습니다. 롯데마트 역시 CJ제일제당과 대상, 풀무원 등과 납품단가를 두고 갈등을 벌이던 중 제조사의 제품 발주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몰을 키우지 않으면 결국 온라인 채널 성장에 있어 제조사의 협상력은 지속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최신혜 기자 yess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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