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음식물처리기서 출발해 '탄소중립 플랫폼' 꿈꾸는 지엘플러스
미생물연구소서 직접 연구·배양
무설치·미생물 반영구 사용 특징
부산물 퇴비로 사용…에코포인트 지급
2023-04-23 12:00:00 2023-04-27 14:38:52
[부천=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미생물에게 맡긴 후 남은 부산물은 밭으로 가 퇴비가 됩니다. 부산물을 보낸 사람에겐 온라인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코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폐기물로 전락하기 십상인 음식물이 유용한 자원과 포인트로 치환된 겁니다. 지엘플러스가 그리는 친환경 탄소중립 시스템의 모습입니다.
 
이노비즈협회가 주최한 '2023년 제2차 이노비즈 PR day'를 통해 지엘플러스 부천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김완재 지엘플러스 대표는 "폐기물이 기계에서 단순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자원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단순한 음식물처리기 제조업체가 아니라 탄소절감을 실천하는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지엘플러스는 미생물 분해 후 남은 부산물을 사료로 만들어 닭이나 양식장의 생선 먹이로 사용하는 방식도 연구 중입니다. 
 
김완재 지엘플러스 대표가 경기도 부천 공장 쇼룸에서 음식물처리기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노비즈협회)
 
지난 2017년 법인을 설립한 지엘플러스는 미생물연구소를 통해 직접 미생물을 배양하고,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선순환시키는 이노비즈기업입니다. 지엘플러스의 음식물처리기는 바실리스 리케니포미스를 활용해 음식물을 분해·소멸합니다. 음식물 투입 후 24시간 이내 약 95%가 소멸됩니다. 배기호스 등을 사용하지 않아도 돼 설치가 따로 필요 없습니다. 기기를 구매한 뒤 톱밥과 미생물만 부어놓으면 그 자체로 사용이 가능한 겁니다.
 
미생물의 경우 반영구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교체를 하는 등의 과정도 생략됩니다. 오염물질을 따로 분리 배출할 필요 없이 5%씩 남는 부산물들만 간헐적으로 제거하면 됩니다. 특히 처리 후 남은 5%의 부산물은 농작물 퇴비로 다시 활용합니다. 가정에서 나온 친환경 퇴비를 수거해 별도 협약을 맺은 농장에서 농산물 재배로 활용하고, 소비자에게는 포인트를 지급해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에코페이몰'을 자체 운영 중입니다.
 
악취 제거를 위해 지엘플러스는 악취제거 필터 대신 탈취방식을 별도로 구현했습니다. △악취균제거 △유해가스 제거 △잔여 냄새 흡착 △공기 정화 등 4단계 과정을 거쳐 필터 없이도 악취를 없앨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올해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음식물처리기'를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자사몰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는 스마트 음식물처리기는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연동되고 음성인식으로 뚜껑을 열 수 있습니다. 음식물 특징에 맞게 좀 더 세분화된 분해 기능도 추가했습니다. 또한 음식물처리 무게측정을 통한 탄소절감 플랫폼 개발 등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 개발 중입니다. 
 
지엘플러스의 제품은 캐리어, 삼성, 롯데 하이마트, 쿠쿠홈시스, 노루페인트 등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90%를 ODM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엘플러스는 반사이익을 얻은 기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풀리면서 매출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기준 지엘플러스의 매출액은 141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김 대표는 "음식물처리기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백화점 등에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음식물처리기원가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0%에 불과했지만 올해 매출 목표는 300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는 5월에는 일본에 사무소를 개소할 예정입니다. 지엘플러스는 최근 일본의 20여 개 업체와 계약을 맺고 본격 수출에 나서고 있습니다.
 
부천=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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