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혁명 시대)⑧전기차 구입 망설이는 또 다른 이유는 ‘화재’
전기차 보급 속도 붙으면서 화재도 해마다 증가
전기차 화재 안전기준 강화 연구돼야…"전기차 화재 빈도, 내연차 비해 적어"
2023-06-22 06:00:00 2023-06-22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1. 지난 4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중동의 한 도로를 주행 중이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이 전소됐습니다. 불은 운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원에 의해 1시간여 만에 진화됐는데요. 운전자는 차에서 재빨리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2. 지난 24일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길이 치솟아 차 2대가 전소하고 1대는 일부가 탔습니다. 지난 4월엔 부산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에 불이 나 차량 6대가 불에 타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전기차 화재 사고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전기차 보급 속도 붙으면서 화재도 해마다 증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은 주로 사고로 인한 화재를 걱정합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화재위험이 높다는 통계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에 속도가 붙으면서 관련 화재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1일 소방청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2018년 3건에 그쳤던 전기차 화재 사고는 2022년 43건으로 늘었습니다.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화재가 2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전기적 요인 21건, 부주의 16건, 교통사고 11건, 기계적 요인 8건, 기타 4건, 화학적 요인·제품 결함 각 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기차는 배터리 열폭주 현상으로 화재시 신속하게 진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배터리팩이 자체 내부에 있고 밀봉돼 소화수 침투가 잘 안되는 데다가 고열과 유해가스 등 연기가 많이 나기 때문에 소방대원이 현장에 접근하기도 어려워서 입니다. 
 
전기차 화재 원인은 대체로 △배터리에 불순물이 들어가 열이 발생하고 팽창해 폭발하는 배터리 불량 △완충 뒤 충전 차단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화재로까지 이어지는 과충전 △외부 충격 등 세 가지 원인으로 구분되는데요.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 차량이 원상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기에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특성상 화재 진압에 소방인력, 장비, 시간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매자들이 막연한 공포감을 갖기 쉽다"며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에서 화재가 나면 불이 꺼지는데 수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에서 초고층 건축물 민관 합동 소방훈련이 실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기차 화재 안전기준 강화 연구돼야…"전기차 화재 빈도, 내연차 비해 적어" 
 
이에 따라 소방청 등에서 새로운 화재 진압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소방청은 전기자동차 증가에 따라 화재 등 관련 사고 시 체계적으로 대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전기자동차 사고대응 매뉴얼'을 발간해 일선 현장에 보급하고 있는데요. 특히 배터리로 인한 감전 위험성과 배터리 폭발·내부 전해액 누출로 인한 2차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전기차 화재현장 활동 시 절연기능이 있는 개인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차량고정·고전압차단 등 안전조치를 하도록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직 통계나 실험 등에서 전기차가 사고에 더 위험하다고 알려진 바는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도입된 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전기차의 경우 화재 진압방법, 구조 매뉴얼 등 안전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발생하지 않도록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화재에 대한 근본적인 대처 방법을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호근 교수(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는 "전기차가 차량 보급 대수에 비해 화재 발생 빈도가 많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다만 한 번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에 걷잡을 수 없고 이 부분에 대해서 실제 피해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놀라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실제로 전기차의 화재 발생 빈도는 일반 내연기관차의 불량률이나 엔진 꺼짐에 비해서는 상당히 작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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