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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삭제·아미 탈퇴'…수상소감에 중국 여론 "국가존엄 무시" 반발
RM '한국전쟁 70주년' 발언에 "중국 군인 희생 무시했다"
국내 누리꾼들 "불똥이 왜 여기로 튀냐", "오빠들 건들면 가만 안둬"
2020-10-12 14:28:29 2020-10-12 14:28:29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중 '한국전쟁'을 언급한 것을 두고 중국 관영매체와 일부 누리꾼들이 '국가존엄을 건드렸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신냉전 수준으로 격화한 요즘 애먼 BTS에 불똥이 튀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BTS 팬클럽인 '아미' 탈퇴 선언과 함께 삼성 갤럭시 S20 BTS 에디션 불매 운동까지 번지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12일 홈페이지 메인에 "유명 글로벌 아이돌 BTS의 정치적 발언에 중국 네티즌이 분노하고 있다"는 기사를 띄웠다. 환구시보는 "BTS가 과거 중국 방문 당시, 대만을 중국과 독립된 하나의 나라로 여기기도 했다"며 중국 여론의 반발을 부채질했다. 
 
논란이 촉발된 것은 지난 7일 BTS가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관하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면서다. BTS의 리더 RM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면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누리꾼들이 반발하는 대목은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이다. 누리꾼들은 한국과 미국만을 지칭한 BTS의 발언은 "한국 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전쟁에 자국군이 참전한 것을 '항미원조' 즉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인 올해 중국은 랴오닝성 단둥에 우리나라의 전쟁기념관에 해당하는 '항미원조 기념관'을 재개관하는 등 애국주의 띄우기와 동시에 미국과 우방국가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는 BTS 수상소감과 관련한 비판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일본이 북한을 공격하든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든 지원을 위해 병력 파견하는 것은 중국뿐이다. 국민적 굴욕이다", "2년동안 BTS를 좋아했는데 눈물을 흘리며 BTS 사진을 삭제 중이다", "나라 앞에 아이돌 없다"면서 BTS 삭제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논란은 지난 7월 출시돼 판매 중인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0 BTS 에디션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삼성 차이나 사이트에서 BTS 에디션이 여전히 남아 있는 화면을 캡처·공유하면서 "삼성은 이 폰을 깨끗이 처분하라"고 나섰다. 
 
격앙된 중국 누리꾼들 반응에 국내 누리꾼들의 반중 감정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효리 붙잡고 난리치더니 이제는 BTS냐", "중국은 손절이 답", "한국이나 중국이나 문화와 정치를 하나로 보고 너무 쉽게 열받는다", "BTS 건드리면 가만히 안둠" 등의 반응을 내놨다.
 
지난 7일 미국의 한미 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밴 플리트 상 시상식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자료/중국 웨이보 캡처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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