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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국감)"은행권 기술금융 대출, 기존거래 기업 57% 치중"
70%이상 은행 5곳…박광온 "양적성장에 집중해 무늬만 기술금융 지적나와"
2020-10-20 09:05:15 2020-10-20 09:05:15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17개 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중 57%가 기존 거래기업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은행연합회의 '기술금융 실적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17개 은행의 지난 7월 기준 기술금융 공급 규모는 245조3506억 원으로 2017년 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기술금융의 양적 성장에도 질적 수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7개 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중 기존 거래기업 대출 비중은 평균 56.7%로 집계됐다. 일부 은행은 기존 거래기업 대출 비중이 98.8%에 달했으며, 70% 이상인 은행도 5곳이나 됐다.
 
이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초기 창업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금융 제도가 이미 은행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존 거래기업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기술력만으로 담보나 보증 없이 신용대출을 해 준 비중은 평균 30.4%에 불과했다. 69.6%는 담보·보증 대출이다.
 
기술대출이 아닌 담보·보증 대출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7년에는 63.9%에서 2018년 64.5%, 2019년 68.2%, 2020년 7월 69.6%로 각각 증가했다. 이에 반해 신용대출 비중은 2017년 말 36.1%에서 2020년 7월 30.4%로 하락했다.
 
박 의원은 "은행들이 실적이 공개되는 양적 규모를 늘리는데 급급해 무늬만 기술금융이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창업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기술금융 평가 방식 등 근본적인 제도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7개 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중 57%가 기존 거래기업인 것으로 확인돼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고객이 한 시중은행 창구에서 대출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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