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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업' 선정 창작뮤지컬 4편, 26일부터 공연
2020-10-22 09:35:05 2020-10-22 09:35:0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스테이지업'은 CJ문화재단이 공연 부문, 특히 뮤지컬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10년간 이 지원 사업을 통해 ‘여신님이 보고 계셔’, ‘풍월주’ 등 한국 창작뮤지컬 대표작을 다수 발굴해왔다. 
 
올해는 2~4월 진행한 스테이지업 공모로 4편의 최종 작품을 선정했다. ‘세인트 소피아’, ‘홍인대’, ‘엄마는 열여섯’, ‘라흐헤스트’. 10월 26일부터 4주간 매주 월요일마다 CJ아지트 대학로에서 리딩 공연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약 30: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최종 지원작으로 선발됐다. 이후 약 5개월 동안 현직 전문가 8인이 팀 별 맞춤 멘토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품 개발을 도왔고, 멘토로 참여한 연출과 음악감독이 리딩공연까지 한 팀으로 작업하며 공연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세인트 소피아’ (양소연 작가, 이승현 작곡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고전 ‘죄와 벌’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죄인 고발 및 처단을 최우선으로 해온 ‘소냐’가 한 대학생 ‘로쟈’의 살인을 은닉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자신이 쫓던 정의란 무엇인가 고민하고 심판이 아닌 새로운 길을 택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작 속 조연이었던 여성 캐릭터를 강렬한 록 음악과 함께 주체적으로 표현한 점이 눈길을 끈다. 오경택 연출과 김길려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11월2일에는 조선왕조실록 중 ‘세자 양녕대군이 궁궐 밖에서 연희패와 만났다’는 한 줄에서 이야기의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픽션사극 ‘홍인대’(송현범 작가, 김주현 작곡가)가 무대에 오른다. 세자에 책봉된 양녕은 아버지 태종과 끊임없이 엇갈리던 중 궁 밖으로 나가 놀이패와 그 일원 어리를 만나면서 변화하게 된다. 각각 한예종 영상원과 국악원을 졸업한 두 창작자의 첫 뮤지컬로 국악과 뮤지컬의 제대로 된 만남을 눈 여겨 볼만 하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오세혁 연출과 이진욱 음악감독이 합류했다.
 
11월9일 공연될 뮤지컬 ‘엄마는 열여섯’(유아라 작가, 정경인 작곡가)은 네 작품 중 유일하게 동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열여섯 딸 연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 은혜가 갑작스런 사고로 자신을 열여섯 살이라 생각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조용신 연출과 양주인 음악감독의 섬세한 디렉팅으로 깊이를 더했다.
 
11월16일 마지막 리딩공연 ‘라흐헤스트’(김한솔 작가, 문혜성/정혜지 작곡가)는 시인 이상의 아내였고 화가 김환기의 아내이기도 했던 여인 변동림(또 다른 이름 김향안)의 이야기다. 예술가의 연인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수필가이자 화가, 미술평론가로 살았던 여자의 사랑과 예술을 경성과 파리, 뉴욕을 배경으로 풀어간다. 멘토이자 제작진에 정태영 연출과 김은영 음악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재단은 이번 리딩공연을 통해 가능성 있는 신인 창작자들과 참신한 신작들을 공연계에 소개하고, 문화꿈지기로서 창작자들의 꿈 실현을 위해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지금처럼 시장이 어려우면 창작 활동도 위축되기 마련이나 이 위기를 극복하는 정공법 또한 좋은 작품을 발굴하는 일일 것”이라며 “다양한 스토리, 다양한 규모의 작품들이 촘촘하게 포진해 견고한 생태계를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신인 창작자 지원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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