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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교보증권 CFD 원금손실 위험
월평균 거래액 1.9조 달해…키움, 작년 대비 5배 급증…주가 급락때 반매매매 우려
2020-10-23 08:00:00 2020-10-23 08: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최대 10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차액결제거래(CFD) 거래규모가 1년새 급증했다. CFD 고객 유치를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선 키움증권의 경우 월 평균 거래금액이 5배 가량 늘었다. 금융당국과 고위험 상품에 대한 감독 강화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강제성이 없는 모범 규준이라 개인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의 위험에 놓여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CFD의 월 평균 거래금액은 1조8713억원으로 지난해(8053억원) 대비 132% 증가했다. 거래 건수도 작년 13만5558건에서 올해 21만3151건으로 57%이나 늘었다.
 
교보증권이 서비스를 처음 개시한 2016년 1613억원에 불과했던 거래대금은 매년 증가했는데, 특히 올해는 증권사들의 잇달은 서비스 출시와 '동학개미'들의 증시 유입 등에 힘입어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CFD는 개인이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 가격의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약이다. 최소 10%의 증거금으로 주문을 낼 수 있어 10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CFD 거래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올해 동학개미 열풍과 함께 개인 계좌 수가 급증한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 고객들의 올해 월 평균 CFD 거래금액은 6320억원으로 작년 1278억원에서 5배 불었다. 거래 건수도 16만9513건으로 약 두배 늘었다. 키움증권은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 시기에 발맞춰 전문투자자 등록을 하면 현금을 주는 등 적극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교보증권의 경우 올 들어 월평균 CFD 거래대금이 764억원으로 작년 대비 48.7% 증가했다. 키움증권과 교보증권 두 증권사 거래대금 비중은 전체 증권사의 84%를 차지한다. 이밖에도 DB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가 CFD 영업을 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주식 변동성이 크다보니 레버리지 일으킬 수 있는 CFD도 인기"라며 "주식선물보다 더 많은 현물거래 상품을 접할 수 있어서 거래의 폭이 넓은 점도 이점"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증시 변동성이 유지가 된다면 CFD 거래도 계속 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CFD 거래가 급증한 것은 당국이 진입장벽을 완화한 영향이 크다. CFD는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며 일정 요건을 갖춘 개인 전문투자자에게만 거래가 허용되는데,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전문투자자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기존에는 금융투자계좌에 5억원 이상의 잔고를 갖고 있어야 됐지만, 개정 이후 '5000만원 이상'으로 바뀌었다.
 
CFD는 레버리지율이 최대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손실 위험이 크고, 증시가 하락하면 반대 매매로 인한 추가 폭락의 위험도 높다. 증거금 10%로 거래가 됐을 경우 주가가 1만 떨어져도 10만큼 손실이 날 수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3월 저점을 찍은 뒤 7월까지 꾸준히 올랐지만, 단기 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의 경우에도 돈을 일정 기간 내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종목을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하는데, CFD도 마찬가지다. 이 물량과 금액은 통계로 확인되진 않지만, 올해 3월 증시 폭락장에서도 CFD로 인한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출회된 것이 증시 낙폭을 키운 바 있다.
 
금융당국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은 고난도 상품 감독 강화를 추진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지난 6월 고난도 금융상품의 판매를 까다롭게 하는 영업행위준칙을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발표했으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CFD를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규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금투협 관계자는 "관련 안건은 법제처에서 심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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