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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귀한 자식일수록 엄하게 키워야한다
2020-11-17 06:00:00 2020-11-17 06:00:00
"어이?" "허위?" 단어 하나가 지난 9월 국회를 뒤흔들었다. 질의자는 최연소 국회의원이었고, 답변자는 70대의 CEO였다. 이 CEO는 2012년 대선당시 문재인 캠프 홍보고문 출신으로, 4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공공기관을 운영하는 동시에, 부정채용과 내부 문제 등으로 중소기업계 안팎의 눈초리를 받고 있고 있었다. 최연소 국회의원에게 '어이'라고 반말한 것이 아니라 '허위'라고 발음한 것이었다는 해명자료에 비난여론은 커져만 갔다. '어이'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이었다. 말실수라고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했다면 논란은 조금이나마 사그라들었을지도 모른다. 공영쇼핑과 그 CEO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전보다 차가워졌다. 
 
최창희 공영쇼핑 대표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우선 그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 가운데서도 재임하며 공영쇼핑 체질개선을 이뤘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으로 꼽힌다. 광고업계 출신답게 직접 발표자료를 매만지고, 발표자로 나서는 것을 꺼리지 않으며 기자간담회, 발표회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괄목할 만한 성장도 이뤄냈다. 공영쇼핑은 2015년 개국이래 만성적자를 기록하다 올해 처음으로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공적마스크 덕분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공적 마스크로 유입된 고객을 추가소비로 연결시킨 것은 공영쇼핑의 '기본실력'이 있었다는 얘기도 된다.
 
반면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문제가 여러 경로를 통해 노출되고 있다.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듯이 공영쇼핑은 2년새 12회의 조직개편과 96회에 달하는 인사를 냈다. 노동조합의 직장생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최 대표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도는 3.7%에 불과했다.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어이'로 촉발된 공영쇼핑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중소벤처기업부에게도 부담이었다. 중기부는 이달초 공영쇼핑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공영쇼핑의 소명과정과 이에 대한 까다로운 검증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장감사는 20일까지 예정돼있다.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 안에는 감사 결과가 통보될 것으로 보인다. 
 
귀한 자식일수록 엄하게 키워야한다는 옛말이 있다. 정부가 공영쇼핑을 중소기업 전용 판매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라도 깐깐하게 의혹들을 검증해 나가야할 것이다. 지난 11일 공영쇼핑은 농업인의 날을 맞아 청와대 사랑채에서 쌀을 현장판매했다. 청와대에서 생중계 판매방송을 진행한 것은 사기업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부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자, 공영쇼핑의 공적 성격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 대표 개인의 유임 여부를 떠나 향후 공영쇼핑이 이같은 공적 역할을 감당하는 데 흠집이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중기부 감사는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제 막 날갯짓을 하고 있는 공영쇼핑이 대한민국 대표 중소기업 홈쇼핑채널로 자리매김 하게 하려면 때로는 엄한 '매'도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보라 중기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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