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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빅테크 위협에 이종업종과 동맹 구축
스트리밍·배달업체 등과 협업…간편결제 유사서비스 잇단 도입
2020-11-29 12:00:00 2020-11-29 12: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중심의 간편결제 사용이 늘면서 카드사들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견제하는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는다. 빅테크가 선보인 구독경제, 비대면 포장 서비스에 맞서 스트리밍, 유통 업체와 협업망을 구축해 유사한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간편결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카드사들은 간편결제 업체로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대응 전략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한 업체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간편결제서비스 일일 이용실적'은 213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코로나 확산 여파로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자 간편결제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 내년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으로 네이버페이 등에 후불결제가 도입되고 급여 이체, 카드대금 납부 등이 가능한 자체 계좌 개설이 가능해지면 이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빅테크가 기존 카드사 지급결제 부문을 침범하자 카드사들도 역공에 나섰다. 빅테크가 선보였던 서비스를 카드사도 도입해 고객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구독경제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구독경제는 일정 금액을 내면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받는 개념으로, 지난 6월 네이버는 월 4900원을 내면 웹툰, 음원 스트리밍 등을 비롯 페이 결제 시 포인트 혜택을 주는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이 포인트는 이달부터 편의점, 마트 등 7만여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해져 기존 카드사 결제 영역을 크게 넘보고 있다.
 
이에 신한카드는 이달 지니뮤직, YES24, 메리츠화재와 손을 잡고 구독 서비스 '뮤직북'을 선보였다. 뮤직북은 월 7900원을 내면 무제한 음악 스트리밍, 온라인 도서상품권 3000원, 무료보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구독 상품이다. 매월 이용료는 신한카드로 청구되는 만큼 주기적으로 카드사는 결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배달 영역도 경쟁이 예고되는 분야다. 업계에선 네이버의 배달·주문 서비스 강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에선 배달 사업에 직접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지난해 선보인 비대면 포장 주문 서비스 '스마트주문' 사용처가 확대되며 간편결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주문은 미리 주문·결제하고 픽업할 수 있는 비대면 결제 서비스이다.  
 
빅테크에 위협을 느낀 카드사는 배달앱과 협업망을 강화해 결제를 유도하는 전략을 택했다. 최근 카드사들은 배달앱 특화 카드를 연이어 선보였다. 현대카드는 최초로 배달앱 '배달의민족' 혜택을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배민현대카드'를 이달 출시했다. 또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배달앱 혜택 중심의 '요기요' 특화 카드를 선보였다. 
 
이밖에 타 은행 계좌,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앱에 대응하고자, 카드사들이 결제앱의 범용성을 확대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우리카드는 내달 신규 결제 수단으로 우리은행 계좌를 추가하고, 추후에는 타사로 확대한다. 신한카드는 내달 전 은행 계좌를 연동하고, 국민카드도 타 은행, 증권사 계좌 등을 결제앱에 연계할 계획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간편결제앱 사용 비중이 커지면서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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