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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후 최악의 극장 존립 위기…외환위기 수준 시장 상황(종합)
2020-12-10 15:11:01 2020-12-10 15:11: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연일 최저치를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극장가는 12월 대목을 앞두고 화제작들이 하나 둘 개봉 포기를 선언 중이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9일까지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올해 극장가를 찾은 총 관객 수는 5846만 여명이다. 개봉한 한국영화는 총 733, 외국영화는 1061편이다. 역대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한 2017년의 2 2000여 명에 비해 채 30%를 넘어서지 못한 수치다. 올해의 수치는 통합전산망이 구축된 첫 해인 2004년의 6925만보다도 적다. 이 시기에는 통합전산망 가입률이 채 50%를 밑돌던 시기임에도 올해 12월 중순까지의 전체 관객 수보다 많다. 올해보다 관객 수가 적었던 시기는 외환위기(IMF) 직후인 1999년의 5470만 명이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의 한 영화관 전경. 사진/뉴시스
 
현재 극장가 사정은 폐업 위기다. 지난 8 0시부터 오는 2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영관 내 좌석간 거리두기(1좌석→2좌석), 영업 시간 오후 9시까지 등 사실상 셧다운상태나 다름없다.
 
신작 개봉 공급까지 맥이 끊겼다. 연말 최고 기대작인 SF영화 서복이 연내 개봉을 포기했다. 뮤지컬 영화로 주목된 인생은 아름다워역시 시장 상황을 검토했지만 역시 연내 개봉 불가를 선언했다. 크리스마스 시즌 가족 영화로 주목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도 내년 1월로 개봉을 연기했다. ‘소울은 디즈니의 OTT플랫폼 디즈니플러스로 오는 25일 전 세계 공개되지만 국내에선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어 극장 개봉만이 유일한 돌파구다.
 
남은 영화는 조제’ ‘새해전야그리고 원더우먼 1984’. 이미 조제 10일 개봉했다. ‘조제투자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국내 사업 철수를 선언했기에 개봉 연기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는 공개를 하게 됐다. ‘새해전야역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말부터 새해까지 벌어지는 얘기를 담고 있어 내년 초 개봉 자체가 사실상 무의미하다. ‘원더우먼 1984’도 당초 4번의 개봉 연기를 한 뒤 최근 오는 23일 개봉을 확정했다. 투자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자사 OTT플랫폼 ‘HBO맥스를 통해 오는 25일부터 공개를 결정했기에 스크린 개봉 연기가 불가능한 상태다. ‘소울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반대로 연이은 개봉 연기에 부담을 느낀 워너브러더스 측의 강공 작전으로 풀이된다.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두터운 동명의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조제 10일 오후 3시 통합전산망 기준 사전 예매율에서 34.0%를 기록 중이다. 사전 예매 관객 수는 1 6814. 개봉 프리미엄을 예상하면 크게 밑도는 수치다. ‘새해전야 12 30일 개봉하고, 그에 앞서 원더우먼 1984’ 23일 개봉한다. 이들 세 편이 얼만큼의 연말 관객을 흡수할 지가 관건이다.
 
2004년 통합전산망 구축 이후 최악의 2020년이다. 외환위기 이후 1999년 수준의 극장가 한파다. 버티는 것 자체가 영화 그 차제인 시기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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