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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시작에 여행·항공주 들썩
증권가 목표가 잇따라 상향…코로나19 재확산에 투자주의보
2020-12-17 06:00:00 2020-12-17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개시되면서 여행·항공주들이 들썩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업황 회복과 화물운송 수요 확대를 근거로 관련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셧다운 우려가 여전한 만큼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최근 한 달 간 적정주가가 상향 조정된 종목은 모두 179개로 집계됐다. 적정주가는 지난 3개월 간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를 평균한 컨센서스다. 통상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이익전망치가 바뀌거나 특별한 이벤트가 나타날 경우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변경하는데 일반적으로 목표주가가 오르면 향후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판단한다.
 
주가 변동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모두투어로 나왔다. 모두투어의 적정주가는 2만400원으로 전월대비 36% 상향됐다. 지난 3월 7000원 수준으로 떨어졌던 모두투어의 주가는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진 11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 3일 52주 신고가(2만3200원)도 경신했다.
 
이어 티웨이항공과 해운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하나투어의 적정주가도 각각 2639원, 1만4700원, 5만3286원으로 한달 전과 비교해 33.69%, 29.23%, 17.89% 뛰었다. 같은 기간 해상운수업을 영위하는 대한해운의 적정주가는 2738원으로 17.01% 올랐고 항공운수업을 영위하는 진에어와 대한항공, 제주항공의 적정주가도 각각 16.13%, 6.69%, 1.69% 상향 조정됐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과 파라다이스의 목표주가는 11.08%, 7.27% 상승한 1만8250원, 1만8833원으로 예측됐다.
 
백신 도입 기대감이 커지면서 여행·항공업종 목표주가 괴리율(목표주가 평균과 현재 주가 간 차이)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코로나19발발에 따른 타격이 가장 컸던 만큼 업황 회복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현 주가가 목표주가보다 높아진 것이다.
 
종목별 목표주가 괴리율을 살펴보면 괴리율 하위 10개 종목 가운데 항공·운수 관련주가 4개를 차지했다. 특히 한진칼의 경우 주가가 6만300원(15일 종가 기준)으로 목표주가(2만9500원)대비 -51.08% 괴리가 있었고 진에어(-22.05%), 제주항공(-18.84%), 대한해운(-11.96%)의 괴리율도 컸다.
 
시장에서는 여행·항공업종의 주가 상승에 따라 목표주가를 조정하면서도 업황 회복시점이 불투명한 만큼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백신의 개발, 접종, 치료제 배포에 의한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기까지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 이상의 시간이 더 걸리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 항공업체에 대한 투자를 재점검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엄 연구원은 “매출액 감소를 방어할 수 있는 장치가 있거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항공사가 버티는 힘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형항공사(FSC)는 항공화물 운송으로 매출액 감소를 방어하고 있지만, 저가항공사(LCC)는 그렇지 않다”며 “파도타기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현금을 마련한 항공사들에 대해 안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항공섹터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화물운임이 재차 상승 조짐을 보임에 따라 FSC와 LCC간 실적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며 “내년 중으로 주요국들의 코로나 백신접종이 차질 없이 실시된다고 가정시, 코로나 회복구간에서 시장지배력이 있는 대형 여행사의 실적과 주가가 좋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원랜드, GKL, 파라다이스 등 카지노 업종에 대해선 “한중일 3개국의 코로나 백신접종이 실시되면 즉각적인 매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카지노 3사 주가의 하방리스크보다 상승잠재력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상장사 적정주가 변동률 상위사 현황. 표/에프앤가이드(Quantiwise)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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