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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그늘…은행권, 올해도 채용한파
줄어든 직원만큼 디지털 특화 인력 충원 '미지수'
2021-01-13 14:59:36 2021-01-13 15:00:02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올해도 금융권 고용 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말 희망퇴직(명예퇴직)을 통해 감원 확대에 나선 은행권이 디지털화를 추구하면서 연초부터 점포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올해 신규 채용마저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의 몸집 줄이기가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줄어든 직원만큼 디지털에 특화된 인력이 충분히 채용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이 216개의 점포를 없앤 데 이어 올해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1∼2월 중에 영업점 26곳을 축소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와 비대면화로 오프라인 영업점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을 내세우며 비효율 점포를 축소하거나 인근 지점과 영업 시너지를 내는 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변화한 영업 환경에 맞춰 일자리 축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올해 점포 구조조정에 앞서 인력감축을 시행한 바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연말 진행한 농협·하나은행 희망퇴직에서 1007명의 직원이 은행을 떠났다. 올해 초 예정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명예퇴직자를 합치면 5대 시중은행에서만 2000명이 넘는 행원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정작 금융권 인력 구조조정은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지만 신규 채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시중은행의 올해 신규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대폭 축소되거나 모집 분야가 제한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 5대 은행의 신입 행원 공채 규모는 2019년 2300여명에서 지난해 1600여명으로 30% 넘게 줄었다"면서 "올해 정확한 채용 일정과 규모는 미정이나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하반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채용 규모는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채용 전체 규모는 줄었지만, 디지털 전환으로 IT 인력 수요가 늘면서 관련 인력에 대한 채용은 늘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증가와 영업점 축소 등 은행권의 영업 환경이 변화하며 IT·디지털 인력 수요가 커졌다”며 “관련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고 향후 채용을 대폭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금융권 고용 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취업준비생들이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모습. 사진/뉴시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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