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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업계, 제약업 숙취해소 사업 '눈독'…이유는?
숙취해소제 시장 급성장, 2030 견인…액상보다 환 제품 선호
2021-01-14 15:41:58 2021-01-14 15:42:18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식음료업계가 제약업계가 이끌고 있는 숙취해소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14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칠성음료는 깨수깡 음료를 환 제품으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특허청에 ‘깨수깡 환’이라는 상표를 신규 출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9년 말 기존 제품과 달리 탄산을 넣은 숙취해소음료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깨수깡을 출시했다. 깨수깡은 ‘술 깨셨습니까’의 제주도 방언인 ‘술 깨수꽈’를 제품명으로 활용한 것으로 황칠나무, 녹차, 해조류 5종 등이 들어간 황칠해조류복합추출농축액, 헛개나무열매추출농축액, 벌꿀 등의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깨수깡은 월 매출 10억원을 달성하며 1년새 연 1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깨수깡. 사진/롯데칠성음료

 
 
식품업체 농심도 숙취해소제 시장에 뛰어든다. 농심에 따르면 환 형태의 숙취해소제 간만세를 제조·판매하는 (주)간만세와 제품 유통 대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심이 가지고 있는 전국 유통망에 간만세를 얹혀 양 사가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판매 수량과 시기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이처럼 식음료 업체들이 숙취해소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배경은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제약업계가 이끌고 있던 숙취해소제 시장은 병에 든 액상형태가 주를 이뤘는데 최근 환, 젤리 등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시장 진입 장벽도 낮아진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2015년 1300억원 규모에서 2019년 2500억원 규모로 약 2배 가까이 커졌다. 다만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술자리가 줄어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시장 규모는 지속 성장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을 이끈 건 두 가지 요인으로 풀이된다. 상품 차별화와 2030세대다. 다양한 맛과 형태의 숙취해소제 상품이 등장하면서 시장 성장세 발판을 만들었다. 병에 든 액상형 제품이 숙취해소제 시장을 이끌 당시 환 형태의 상품이 출시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을 이끈 대표적인 제품이 2013년에 나온 상쾌환이다.
 
실제로 삼양그룹의 삼양사에 따르면 환 형태의 숙취해소제는 액상형 제품보다 간편하게 먹고 휴대할 수 있다는 특징뿐만 아니라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삼양사는 이 같은 장점을 앞세워 2030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그 결과 최근 상쾌환의 누적 판매량은 1억포를 넘어섰다. 특히 출시 직후 5년 간 판매량과 최근 2년 간 판매량이 거의 비슷할 정도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삼양사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숙취해소제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병 형태의 액상형 숙취해소제 보다 환 제품의 성장세가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시장 성장이 주춤하긴 했지만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제약회사, 식품회사 모두 이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쾌환. 사진/삼양사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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