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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이재용 실형에 "한국경제 전체 악영향" 우려
"경영 공백으로 중대 결정·투자 지연 가능성"
"리더십 장기 부재, 글로벌 경쟁력 저하 요인"
2021-01-18 16:02:36 2021-01-18 16:02:36
[뉴스토마토 전보규·최유라 기자] 재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한국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총수 공백이 삼성그룹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된 것이 매우 우려된다"며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 세계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중심의 경제정책 가속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되고 그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논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심화될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사업확장과 기술혁신으로 신산업분야 등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한 만큼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행정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 부회장이 코로나발 경제 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면서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데 일조했는데 구속 판결이 나와 매우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는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조단위의 투자나 인수합병(M&A)가 활발히 이뤄져야 하는 데 확고한 리더십의 부재는 이를 지연하고 그만큼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역협회는 "이 부회장이 우리나라 최고 수출기업의 리더로서 코로나발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경제의 중심 역할을 수행했는데 구속판결이 나와 안타깝다"며 "법원의 실형 선고와 법정 구속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삼성 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호소가 이어졌었다는 점 등에서도 판결에 대해 상당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경제계의 목소리가 높았고 삼성이 법원의 요구를 성실하게 이행했기 때문에 집행유예로 판결이 날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며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를 이끌 총수의 존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이런 판결이 나온 게 상당히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삼성이 사회에 끼치는 무게감을 생각했을 때 이 부회장에게 기회를 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지난 15일 법원에 이 부회장을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박 회장이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를 이끈 7년 8개월 동안 탄원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전날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 회장은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경제 생태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도 이 부회장의 선처를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낸 바 있다.
 
한편, 삼성 측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따로 할 얘기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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