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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흔드는 외인 '셀 코리아'…미국 국채금리 급등 진정 관건
경기 회복세 반영한 금리 상승…"아직까진 배당수익률 더 높아"
2021-02-23 22:00:00 2021-02-23 22: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한달 넘게 지속되는 코스피 조정 국면 속에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 급등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금리 상승이 국내 증시 상승세를 꺾을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인 만큼 국채금리가 점차 상승분을 반납하고,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1.3%까지 오른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2조3421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급등한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부추기는 단초가 됐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올해 처음 1%를 넘어선 지난달 6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6조원에 달한다. 
 
통상 금리 상승은 자본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고, 레버리지 축소를 일으키면서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유동성 공급이 시장을 들어올린 만큼, 시장금리 상승세 지속으로 유동성이 위축될 경우 강세장 기조가 종료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리 상승이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현재의 경기부양 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긴축으로 인한 금리 상승분을 되돌리고 속도 조절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스탠스를 봤을 때 긴축 우려로 인한 금리 상승분은 되돌릴 필요가 있다”며 “긴축 우려에 따른 상승분을 반납 후 상승에 속도 조절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실질금리는 다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다.
 
실제 미국 장기금리가 급등하는 동안 2년물 단기금리는 역사적 저점 부근인 0.10%선에서 횡보 중이다. 장기금리는 긴축 우려에 우상향 했으나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입장으로 단기금리는 기준금리에 연동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추가적인 부양책이나 경기 회복이 선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10년물 금리가 1.5%를 넘어 설 경우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S&P500 지수의 배당 수익률이 1.5% 내외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은 긍정적인 신호로 꼭 금리상승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면서도 “미국채 금리의 수익률이 배당 수익률을 넘어설 경우 주식 시장에 대한 매력도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유입 기대감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경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미국의 추가 부양책 가동이 확실시 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국내 증시도 장기 채권을 팔고 주식을 매수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에 동참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완화 정책 기조 확인으로 국채금리도 상승도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워싱턴에 있는 연준이사회 건물의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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