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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결정에 깜짝 폭등한 유가…정유업계 1분기 흑자전환 '청신호'
전날 대비 5% 급등…7일에는 장중 70달러선 돌파
"공급과잉 우려 잠재…유가 60~70달러선 머물 것"
2021-03-08 16:29:36 2021-03-08 16:36:45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의 추가 감산 조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으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유가 고공행진으로 인한 흑자전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정유 설비. 사진/에쓰오일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라스 타누라 지역에 있는 원유 저장 탱크가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선을 넘어섰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68달러 선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 유가는 앞선 지난 4일 OPEC+가 이날 열린 정기회의에서 4월에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 소폭의 증산만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급등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OPEC+가 일일 약 50만배럴 이상 산유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뒤엎은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4월에도 지난 두 달간 유지한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5일 기준 두바이유(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가격은 전날 보다 5.2%(배럴당 3.26달러) 폭등한 66.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날 WTI도 전날 보다 배럴당 2.26달러(3.5%) 폭등한 66.09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 보다 배럴당 2.62달러(3.9%)오른 67.19달러에 거래됐다. 
 
새해부터 상승 랠리를 이어온 유가가 뛰어오르자 국내 정유업계에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에쓰오일은 1731억원, SK이노베이션은 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구매 당시 낮은 원유가격과 판매 시점의 가격 차이로 인한 '래깅마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원유 수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두바이유의 경우 올해 첫 거래일인 1월4일 기준 52.49달러로 시작해 지난 5일까지 26.44% 올랐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2월 셋째주부터 배럴당 2달러선에 안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현재와 같은 유가 상승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국의 가동시설 복구로 현재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는 공급 부족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될 것이라는 측면에서다. 아울러 수요가 일정 수준 이상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을 지나치게 높이는 것은 산유국 입장에서도 부담으로 여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과거 유가가 140달러까지 폭등했던 시기에는 공급 여력 부족에 대한 공포심이 있었지만 지금의 유가는 지진이나 한파처럼 일시적인 요인에 집중돼 있다"면서 "사우디가 감산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잠재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유국 입장에서도 급격한 가격 상승은 석유 수요 지속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60달러 전후의 밴드(일정 구간)안에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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