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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1주년 양희은 "꾸밈 없이 있는 그대로 삽니다"
에세이집 '그러라 그래'
2021-04-15 09:01:53 2021-04-15 09:01:53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나와 다른 시선이나 기준에 대해서도 ‘그래,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 하고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옳다’거나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아침 이슬', '한계령', '엄마가 딸에게' 등 대표곡을 내온 데뷔 51년 차 가수. 아침 라디오 '여성시대'로 친근한 대화를 나누는 라디오 DJ. 
 
한 그루 느티나무처럼 늘 같은 자리에 서서 세월만큼 깊어진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양희은(70)이 에세이 '그러라 그래'를 냈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며 나답게 살아가는 양희은의 인생 이야기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살아온’ 이라는 낱말은 책에서 자주 반복된다.
 
"같은 노래에도 관객의 평이 모두 다르듯 정답이랄 게 없었다. 그러니 남 신경 쓰지 않고 내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살기로 했다."
 
그는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어떤 자리에서든 “더도 덜도 말고 딱 살아온 만큼” 솔직하게 표현하고자 한다. 책 제목 “그러라 그래”라는 말 속에는 각자의 “살아온 만큼”을 존중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세상의 잣대에 흔들리기보다 ‘내 마음’, ‘내가 좋아하는 것’에 귀 기울이는 양희은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저 나’로서 편안한 마음을 닮아가게 된다.
 
그는“어떻게 살아야 옳은지, 잘 사는 건 무엇인지 모르겠기에 모든 순간마다 흔들렸던” 시절이 있었다고도 털어놓는다. 
 
집안의 빚을 갚기 위해 무대에 섰으나 자신을 향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줄 사람이 없어 방어기제로 똘똘 뭉쳐 있던 이십 대, 난소암으로 석 달 시한부 판정을 받은 서른 살까지, “모진 바람을 맞으며 그냥 서 있었을 뿐”인데 “어느새 세월이 많이 지나간” 인생이었다고 담담히 돌아본다.
 
가수 생활 51년이 어땠는지 묻는 말에 양희은의 답은 담백하다. 
 
“51년이 ‘오~~십일 년’ 이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51년이라 해도 하루하루가 쌓여서 모였으니까. 인생이 내게 베푼 모든 실패와 어려움, 내가 한 실수와 결례, 철없었던 시행착오도 다 고맙습니다. 무대에서 뵐 때까지 제발 강건히 버텨주세요.” 
 
양희은 '그러라 그래'. 사진/김영사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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