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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 아파트 촛불 집회 나선 택배노조
노조 "입주민 나와서 대화하자"…일부 입주민 "양보할 생각 없어"
2021-04-17 12:51:56 2021-04-17 12:51:56
전국택배노조가 16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A아파트 단지 앞에서 입주민대표회의와 택배사를 규탄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사진/심수진 기자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단지의 택배 차량 지상 출입 통제에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촛불을 들었다. 입주민들의 항의에 일시적으로 문 앞 배송을 재개한 택배 노조는 단지 앞 농성과 함께 촛불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16일 저녁 택배노조는 고덕동 A아파트 단지 앞에서 아파트 입주민대표회의와 택배사를 규탄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택배 노조는 "오늘 아파트 정문 앞 적재를 중단하고 개별 배송을 재개한 것은 이 투쟁이 중단됐다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투쟁을 위한 일시적 조정 기간"이라며 "A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와 일부 몰지각한 입주민의 갑질에 대해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A아파트에 대한 투쟁 규모를 더 키운다는 방침이다.
 
A아파트와 택배 노조는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 통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A아파트 입주민 대표회의는 안전상의 이유로 지난 1일부터 택배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이에 택배 기사들은 단지 입구에서 손수레 배송을 실시했으나 입주민측과의 협상 실패 후 지난 14일부터 개별 배송을 중단했다. 택배 노조는 지난 8일 입주민 대표회의측에 대화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수락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택배노조는 "기사들을 지지해주는 입주민분들도 많았지만 일부 입주민들은 택배 기사들에게 수십건의 항의 문자를 보내며 비난했고, A아파트 배송을 담당하는 한 택배 기사는 정신적 충격에 출근을 못했다"며 "택배 기사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개별 배송을 일시적으로 재개한다"고 설명했다. 
 
16일 포털사이트 카페에 A아파트 입주민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게재됐다. 사진/네이버 카페 캡쳐
 
일부 입주민은 여전히 지상 출입 통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이날 한 포털 사이트 카페에는 A아파트 입주민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게재됐다.
 
'그라시움의 입장은 간단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저상차로 안바꾸셔도 됩니다. 저희는 저상차 보유하신 새로운 기사님을 찾겠습니다. 택배 기사님들도 선호, 비선호 구역이 정해져 있고 기사들 간 수요에 따른 선택과 경쟁이 있듯 저희도 선호하는 택배기사님이 있습니다.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양보할 생각이 없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의 일반 택배차량 통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촛불 집회에 참가한 고덕동 담당 택배 기사는 "저상 탑차(저상차량)는 어쩔 수 없이 운행하는 것이고 (저상 탑차 운행으로)택배 기사가 다치게 되면 결국 기사가 바뀌고, 배송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해당 지역 택배 기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택배 기사들이 다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며 "아파트측에 바라는 것은 무조건 지상 도로를 허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같이 모여서 적절한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19일부터 촛불 집회를 이어간다. 현재 CJ대한통운, 한진택배측과 개별 배송 중단에 대해 협의중이며 동참이 결정될 시 즉각 단지 앞 배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국택배노조가 16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A아파트 단지 앞에서 입주민대표회의와 택배사를 규탄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사진/심수진 기자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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