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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 이사장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해외투자자 진입 허용해야”
최성원 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뉴스토마토>와 인터뷰
최 이사장 "해외 투자 유치,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에 도움"
“블록체인 기술, 4차산업혁명 DNA와 닮은 점 많아”
"조합 활동으로 블록체인 업체 간 시너지 기대"
2021-04-21 16:35:23 2021-04-21 16:43:06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현재 외국인 투자자의 진입이 막힌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해외투자자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 대신 개인투자자는 제한적으로 허용해 리스크 노출을 최소화 해야 한다."
 
최성원 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수퍼트리 사무실에서 진행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가상자산(코인) 열풍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를 전망했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프라이빗 세일'에 해외 투자자 진입 허용해야”
 
최근 국내 자산 시장엔 한 마디로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이미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 평균 거래액이 코스피 시장 거래 규모를 넘어섰을 정도로 그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른바 ‘벼락 부자’가 되겠다는 심리와 함께 ‘벼락 거지’를 면하겠다는 수요까지 몰리면서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최 이사장은 이 같은 가상자산 열풍 현상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과 함께 아쉬운 부분도 지적했다. 최 이사장은 “기존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사용자 편의성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기술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는 게 아니라 가상자산 투기 열풍으로 금방 떴다가 사라지게 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중소개발사의 해외투자자 유치를 위해 정부가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이사장은 “현재 한국법인은 가상자산을 외국인에게 프라이빗 세일(상장 전 거래)할 수 있는 투자 유치 자체를 막아 놨는데 해외투자사, 벤처캐피탈, 헷지펀드 같은 전문투자자들의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면서 "이는 한국 중소개발사들의 고용 창출과 기술 개발, 그리고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싱가포르 같은 금융 선진국의 경우 가상자산 프라이빗세일, 퍼블릭세일에서 자국민들의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대신 전문투자자나 해외투자자들에겐 그 길을 열어줘 보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명하고 안전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해외투자자들의 투자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외자를 유치하는 것이고, 가상자산을 활용한 중소개발사 입장에서는 매출을 올려 세금을 내고 고용을 창출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 4차산업혁명 DNA와 맞닿아 있어”
 
가상자산의 핵심엔 블록체인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블록(장부)에 데이터(거래기록)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하고, 수십에서 수천 대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이를 동시에 분산·저장하는 분산 원장 저장 기술이다. 데이터의 소유권이 특정 집단에 있지 않고 탈중앙화 돼 있어 위변조와 서비스 거부 공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은 현 정부가 강조하는 4차산업혁명 DNA(데이터·네트워크·AI)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최 이사장의 생각이다. 최 이사장은 “블록체인도 데이터가 중요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개인이나 기업, 특정 그룹이 네트워크를 이룬다는 게 중요한 요소”라면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때도 AI 기술이 다 들어간다”고 둘 사이의 공통점을 언급했다.
 
이제는 편의점이나 숙박 시설 등에서 가상자산으로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블록체인 기술은 이미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스며 있다. 그럼에도 블록체인 산업은 온갖 규제로 인해 제도권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블록체인 산업 진흥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지만 업계 요구엔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회에도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발의로 블록체인 진흥법이 올라와 있지만 몇 달째 계류 중이다.
 
최 이사장은 “블록체인 산업은 기술기반의 새로운 서비스업이고 전통 산업도 이 기술을 활용해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면서 “민간 사업자와 대중은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고 보는데, 막상 결정권을 갖고 있는 관이 상황을 주도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안 보인다”고 안타까워 했다.
 
“조합 활동으로 블록체인 업체 간 시너지 기대”
 
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은 미래기획, 디파이(De-fi), 기업성장, 게임·콘텐츠, 컨설팅, 기술 연구, 중국, 북미·유럽 등 8개 분과 위원으로 나눠져 있다. 분과마다 전문성도 다양해 조합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최 이사장의 목표다.
 
최 이사장은 “중요한 시기에 이사장을 맡게 돼 책임감도 들고 부담감도 많다”면서 “분과별로 기술력이 좋은 업체들이 많다. 수 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고 전수도 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비즈니스 영역에서 좋은 사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최 이사장은 “중소기업중앙회에 소속된 다른 업종 조합과도 교류를 하면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산업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성원 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사진/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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