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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부실급식 폭로 이후…"제보하면 너희만 힘들어져"
부실급식 제보자 징계 예정…부대원은 휴대폰 압수 당해
2021-04-23 16:56:17 2021-04-23 16:56:17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최근 군 부대의 부실 급식을 제보한 병사와 부대원들이 소속 부대로부터 보복을 받고 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환경 개선을 약속했지만 부대 내에서는 제보 행위 자체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23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육군 12사단의 현재 상황’이라는 제보 글이 등장했다. 같은 대대에서 복무 중인 병사라고 밝힌 제보자는 “글을 올린 사람은 당일 누군지 확인됐고 대대에서 대책 회의가 열렸다”며 “다음날 대대 모든 인원이 취사장에 집합했다”고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대장이 제보 글의 내용처럼 배식이 이루어진 이유를 설명했다고 했다. 그는 “대대장이 새우 볶음밥이 메뉴인 날 훈련이라 전투식량을 먹어야 해서 수령하지 않았고, 빵과 돈가스의 수량이 부족했던 건 부식수령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며 “어차피 대대에서 처리하게 될 건데 왜 이런 곳에 올려서 피곤하게 만드냐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글을 올린 병사는 사이버보안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예정”이라며 “내일부터 올 감찰에 대비해 개인 정비 시간에 취사장 청소를 해야 했다”고 전했다.
 
부실 급식을 제보한 또 다른 부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51사단 예하부대 소속이라고 밝힌 병사는 “배식 사건이 터진 이후 모든 병사를 집합시키고, 카메라 검사를 했다”며 “간부들은 (병사들의) 휴대폰을 뺏으면서 제보하면 너희만 힘들어진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 없던 체력단련 일과가 생겼다면서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간부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상황도 말했다. “격리자와 접촉하면 안 되는데 간부들이 격리자 생활관에 계속 드나들고 있다”면서 “계속 접촉하는데, 이게 격리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날 서욱 국방부 장관은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긴급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최근 격리 장병에 대한 급식 지원 및 생활 여건이 부실하였던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국방부장관으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부대별로 지휘관이 직접 격리시설과 식단 등을 점검해 격리된 장병들이 불편함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생활여건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라"고 했다.
 
육군 12사단 병사가 제보한 급식 사진, 이사진을 올린 병사는 사이버 보안 징계를 받을 예정으로 알려진다. 사진/페이스북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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