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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논란’ 남양유업, ESG 전문가 평가 ‘하’ 모범사례?
'그린워싱' 행태 나타난 남양, S점수 최악의 사례, 지배구조도 폐쇄적
2021-09-17 06:00:00 2021-09-17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우연수 기자] 남양유업의 사회적 구설수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 있어서도 부정적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환경(E)을 제외한 사회(S) 부문에 있어서는 최악의 사례로 꼽히고 있으며 G(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홍원식 회장의 폐쇄적 경영과 비도덕적 경영에 문제가 제기된다.
 
16일 회계·법무 법인, ESG 연구소, 기업 평가기관 등 각 업계 최고전문가 4명의 의견을 종합하면 남양유업의 ESG 점수는 평균 ‘하’로 나타났다. 특히 S(사회) 부문에 있어서는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ESG라는 것은 주주뿐 아니라 내부의 임직원과 종업원, 소비자, 거래처 등에 대한 이익을 모두 극대화해야 하는 것이 중점”이라면서 “최근 과대광고 사태를 보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진실을 잘못 알린 것은 물론 거래처와의 논란까지 겹쳐있어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S(사회 부문)에 있어 낮게 평가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매일유업의 유기농 제품과 그 생산 목장을 대상으로 근거 없는 온라인 비방 댓글을 올린 것이 밝혀지면서 홍원식 회장에게 약식기소(벌금)형을 선고했다. 가장 논란이 컸던 문제는 요구르트 제품 ‘불가리스’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억제효과가 있다는 근거 없는 발표로 현재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B회계법인 ESG 평가 관계자는 “자사의 제품이 코로나에 효과가 있다는 식의 과대 광고한 부분을 보면 ‘그린워싱’의 행태가 나타났다”면서 “S 부문의 점수로는 매우 낮은 ‘하’로 진단한다”고 언급했다.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말한다. 친환경 위장술로도 표현한다.
 
C법무법인 ESG 위원장은 “식품업체의 경우 제품안전에 관한 표시광고가 잘못될 경우 당국의 처분과 관련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와 병행해 소비자들로부터 평판 추락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 전형적인 남양유업의 사례다”라고 말했다.
 
이어 “식품회사는 제품안전과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적절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식품회사의 ESG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ESG 경영 체계를 갖추는 것이 점차 더 중요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양유업 매각 사태와 관련한 G(거버넌스·지배구조) 부문에 있어서는 홍 회장의 도덕적 이슈가 문제로 뽑혔다. 앞서 홍 회장 측은 일가의 남양유업 보유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기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 이행이 불발된 상황이다. 이같은 갈등은 소송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B회계법인 관계자는 “신뢰가 하락한 경영진이 있다면 어떤 의사결정을 해도 투자자가 믿을 수가 없을 지경이 된다”면서 “G 부문을 평가함에 있어 관리 체계에 대한 자체 평가와 ‘Controversy(논란)’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이번 남양유업의 경우 경영진의 도덕적 이슈와 논란이 가장 컸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D상장기업 ESG 관련 책임 연구원은 “G 부문 평가시 사외이사의 비율과 독립적 이사회의 의사결정이 가능한지 여부 등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남양유업의 경우 지배구조가 폐쇄적인 데다 기업 경영에 지속적으로 문제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다만 매각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지분을 사고 파는 것에 대한 상법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주가의 급등락의 경우 시장의 평가에 따른 결과물로 볼 수 있다”면서 "남양유업의 사태를 ESG 관점 보다는 경영진의 개별 도덕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남양유업의 주가는 전날 보다 1500원(0.31%) 내린 47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매각 기대감에 연고점(81만3000원) 대비 주가는 41% 가량 하락했다. 
 
남양유업의 사회적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홍원식 회장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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