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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로레알·시세이도 매장 근로자, 추석 연휴 총파업 돌입
백화점 연장 영업 시 협의·온라인 판매 기여 인정 요구
샤넬·랑콤·입생로랑·시세이도 등…18~21일 중 백화점 영업일에 파업
2021-09-16 19:02:54 2021-09-16 19:02:54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원의 현장 투쟁 모습. 사진/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샤넬코리아와 로레알코리아, 한국시세이도의 백화점 매장 서비스직 노동자들이 추석 연휴기간 총파업에 돌입한다. 
 
16일 민주노총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21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5일 발표한 쟁의지침에 따라 16일부터 22일까지 조합원들은 백화점의 연장영업을 거부하고 정시 퇴근할 방침이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는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소속 샤넬코리아지부, 로레알코리아지부, 한국시세이도지부로, 파업 인원은 1600여명이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시중 백화점과 쇼핑몰, 면세점이 대상이며, 조합원들은 이번 연휴 기간 중 백화점이 휴업하지 않는 이틀을 골라 파업을 실시한다. 대상 브랜드는 랑콤, 비오템, 입생로랑, 슈에무라, 샤넬, 시세이도 등이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각 지부의 요구사항은 △백화점의 협의 없는 연장영업 반대 △온라인 매출에 대한 매장 노동자의 기여분 인정 및 임금 반영 등 두 가지다. 
 
백화점이 주말, 연휴에 연장영업을 할 시 매장 직원들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면서 장시간 노동이 지속됐고, 코로나19로 백화점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주말 연장영업을 강행했다는 설명이다. 
 
서비스연맹에서 백화점 노동자 4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9~10시간이라고 응답한 노동자가 34.9%로 가장 많았다. 또한 직원 4명 중 1명은 하루 10~12시간씩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노조는 또한 매장 노동자들이 화장품 온라인 판매에 필요한 전시, 홍보, 상담, 샘플시연, 컴플레인 등의 노동을 감당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매출에 대한 기여분을 인정하고, 임금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각 브랜드 회사는 온라인 판매로 전략을 바꾸면서 상당한 이윤을 낸 반면 매장 노동자들은 온라인 판매로 인한 노동 강도가 높아졌을 뿐 임금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매장 고객이 줄면서 인센티브가 깎여 임금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하인주 로레알코리아 지부장은 "코로나 대유행 시기, 백화점 집단감염 사태가 빈발할 때에도 백화점은 주말 연장영업은 강행했고, 각 브랜드 업체는 방역을 이유로 1인 근무를 시키고 온라인판매 기여 등에 대한 노동의 정당한 댓가는 나몰라라 했다"며 "이같은 행태를 우리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화점 원청의 연장영업 협의 결정에 대한 방안, 브랜드 사측의 온라인판매 기여분 등 정당한 노동가치 인정에 대한 방안을 가져올 때까지 로레알·샤넬·시세이도의 노동자들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원들은 지난 14일부터 공동 투쟁에 나섰다. 백화점과 면세점, 복합몰에서 근무하는 조합원은 유니폼 대신 노조에서 만든 단체티셔츠와 등자보, 뱃지를 부착하고 근무중이다. 
 
노조측은 "이번 쟁의행위에 돌입하기 전 진행한 여러 교섭과 조정 과정에서 지금까지 브랜드 사측은 제대로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원청인 백화점 등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세상은 주5일제로 돌아가는데 백화점, 면세점, 복합몰과 같은 곳은 그렇지 않다"며 "백화점 직고용 노동자는 주5일 일하지만 입점브랜드의 직원들은 주5일 쉬는 것이 어렵고 불시 연장영업 등으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용자측이 성의 있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교섭에 임하고, 빅3 백화점 등 원청기업도 이제까지의 성장에 기여한 협력업체와 노동자들과의 협의 테이블을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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