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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체이탈자’ 임지연 “촬영 중 실제 ‘확 돌아’ 눈빛 달라져”
“시나리오에도 액션 수위 엄청났지만 실제 촬영 중 경험 엄청났다”
“캐스팅 한 달 전 god 20주년 콘서트 경험…난 원조 ‘계상 바라기’”
2021-11-22 00:00:02 2021-11-22 00:00:0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여배우에게 몸으로 고생하는 건 전문이란 표현이 어떻게 들릴 지 모르겠다. 하지만 데뷔작부터 가장 최근 출연 작품까지 훑어보면 그 해 몸이 가장 고생할 것 같은 영화는 전부 이 여배우 차지였다. 스크린 필모그래피는 아직 많이 모자란다. 하지만 출연작을 훑어보면 또 굉장히 굵직했던 작품 대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 배우가 벌써 데뷔 10년 차란 게 꽤 놀라웠다. 이것 역시 배우에게 실례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벌써 10이란 놀라움은 그의 숙련됨을 아직 인정하지 않는 선입견이 깔린 설명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이 배우의 출연작 속 모습을 보면 데뷔 때부터 든든한 떡잎이었다. 배우 임지연은 그렇게 차곡차곡 자신의 경력을 쌓아왔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 개봉을 결정한 유체이탈자로 자신의 스크린 출연작 리스트 숫자를 더 늘렸다. 이 작품에서 그는 데뷔 이후 가장 화끈한 존재감을 선보인다. 웬만한 남자 배우들도 고개를 흔들 액션을 모두 소화했다. 데뷔작 인간중독에서 파격적 노출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 받은 임지연이다. 그는 데뷔작 이후에도 간신’ ‘타짜-원 아이드 잭등에서 섹시한 배역을 도 맡아 했다. 이번에는 할리우드와 대결해도 결코 밀리지 않을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이젠 몸으로 고생하는 건 이젠 이골이 났다라고 웃는 여유까지 보인다.
 
배우 임지연.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유체이탈자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남자 강이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 전체의 절반 이상이 엄청난 수위의 액션이다. 극중 유일한 여배우인 임지연은 주인공 강이안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인물 문진아로 출연한다. 데뷔 이후 액션 영화도 처음이었지만 그 처음이 상상을 초월한 수위의 액션이 된 셈이다.
 
이 정도로 격할 줄은 진짜 몰랐어요(웃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액션 수위가 엄청난 건 눈에도 보이고 느낌으로도 알았죠. 그런데 글로 보는 거와 실제 경험은 전혀 달라요. ‘한 번 해보자싶어서 덤벼 들었는데. ~ 정말 엄청났죠. 고생도 많았고 사실 작게 다친 건 설명도 안될 정도에요. 그런데 하고 나니 그 맛을 알겠더라고요. ‘나한테도 저런 눈빛과 저런 움직임이 있구나란 걸 알게 된 게 되게 신기했어요.”
 
그가 말한 눈빛은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임지연도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영화를 본 뒤 그 장면을 다시 되새기며 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런 눈빛은 연출을 맡은 윤재근 감독이 임지연의 도전욕구와 내면의 투쟁심을 끌어 내기 위해 자극한 일종의 채찍질 같았다. 임지연은 촬영을 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시쳇말로 확 돌아버리는경험까지 했었단다. 그 장면을 모니터링 하면서 자신도 본 적 없던 생소한 눈빛을 보게 됐다고.
 
배우 임지연.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감독님이 유체이탈자의 진아는 약한 존재가 아니다. 정말 굉장히 강한 존재다. 그런데 또 여자니깐 남자들에겐 힘에서 밀리고. 그런데 또 그걸 이를 악 다물고 버티는. 그런 모습을 보여 달라고 하셨어요. 뭘 어떻게 해야 강하게 보이지 싶었죠. 촬영하면서 계속 이런 저런 감정을 끌어와 봤죠. 그런데 진아가 엄청 맞고 또 때리고 그러잖아요. 나중에는 저도 모르게 진짜 확 돌더라고요. 하하하. 그리고 눈빛이 달라지는 데. 하하하.”
 
다른 작품 속 임지연과 달리 유체이탈자속 임지연이 더 강인해 보였던 점은 이런 눈빛과 액션 소화도 있었지만 그의 외모 변화도 한 몫 했다. 그는 데뷔작부터 가장 최신작인 타짜-원 아이드 잭에서까지 여성성이 강조된 배역에 출연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액션도 수위가 상당하고 촬영 기간 동안 긴 머리가 꽤 불편해질 듯했단다. 극중 진아가 이런 긴 머리로 고생하는 모습도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고.
 
원래 헤어스타일은 감독님이 뭐라 말씀 안 했는데, 제가 그냥 자르겠다 했죠. 그렇게 붙잡혀서 끌려 다니고 얻어 맞고 하는 진아가 긴 머리 치렁치렁 거리며 다니는 게 전혀 그려지지가 않더라고요. 그런 단순한 생각에서 머리를 잘랐는데 영화를 보니 너무 잘한 거 같더라고요. 메이크업도 현장에선 정말 맨 얼굴에 피 분장만 하고 다녔어요(웃음). 오죽하면 촬영 끝나고 집에 와서 피 분장을 지우니 제 얼굴이 어쩜 그렇게 예뻐 보이던지. 하하하.”
 
배우 임지연.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그는 사실 이번 유체이탈자를 통해 소원을 이룬 찐덕후. 데뷔 이전부터 열렬한 god팬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완벽한 계상 바라기였다며 웃었다. 소녀팬이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데 이젠 함께 얼굴을 마주하고 한 작품에서 같이 연기를 하는 사이가 됐다. 그는 이번 작품 출연 결정 가운데 아주 작을지언정 분명히 계상 바라기마음이 존재하고 있다고 웃었다. 과거의 소녀팬으로서 너무 설레는 고백이다.
 
진짜 놀랐던 게 유체이탈자캐스팅 되기 한 달 전에 god20주년 콘서트에 다녀왔어요. 그리고 한 달 뒤에 계상 오빠하고 영화를 찍게 된 거에요(웃음). 대박이죠. 현장에서의 계상 오빠는 정말 너무 치열할 정도였어요. 목숨을 걸고 연기를 한단 걸 느낄 정도였으니. 같이 연기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고 정말 너무 많이 의지가 된 오빠였어요. 아직도 전 영원한 계상 바라기입니다. 하하하.”
 
유체이탈자는 국내 개봉 전 깜짝 놀랄 소식을 공개한 바 있다. 바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결정됐다. 국내에서 개봉도 하기 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를 결정한 한국영화는 현재까진 유체이탈자가 유일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유체이탈자출연 배우 단체 휴대폰 메신저 방 분위기를 물었다. 임지연은 이날도 여전히 믿겨지지 않는다고 들뜬 분위기를 숨기지 않았다.
 
배우 임지연.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다들 이게 무슨 일이냐라고 놀랐죠. 우리한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구나 싶었어요. 다들 우리도 이제 할리우드 가는 거냐라고 농담도 하고요. 뭐 이제 결정된 것이고 저희랑은 큰 상관은 없으니 서로 내 배역은 누가 했으면 좋겠다 등등 농담 정도는 해요. 저 바람이라면 제가 연기한 문진아는 샤를리즈 테론이 하면 딱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제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라 딱인데. 어떠세요. 어울리죠(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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