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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유려한 세대교체
1980년대 중반 전 세계 극장가 신드롬·아이콘 ‘고스트버스터즈’ 감성 ‘계승’
1편 ‘맨하튼 사태’ 이후 사건 그리고 원년 멤버 가족·감성·소품·상징·스토리
2021-11-26 04:30:00 2021-11-26 04:3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 극장가를 지배했다. 사실상 당시 문화적 코드이자 신드롬 주인공이었다. 이 영화를 모른다 해도 OST주제곡은 지금도 세대를 불문하고 한 번쯤은 들어왔음직한 리듬과 멜로디다. 가장 최근에는 여성 버전으로 리부트가 된 바 있다. 그 이전에는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국내에 방송되기도 했다. 이쯤이면 알만하다. 전 세계에 영화 한 편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당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된 케이스는 정말 많다. 하지만 단기간 임팩트를 기준으로 한다면 고스트버스터즈를 능가할 작품은 아직까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기간이 너무 짧았다. 그리고 원작이 공개된 지 무려 30년이 흘렀다. ‘고스트버스터즈를 기억하는 세대에겐 이번 영화는 선물이다. ‘고스트버스터즈가 생소한 세대에겐 레트로 감성의 색다른 매력이 될 듯하다. 아날로그적 촬영 기법이 매력이던 원작이었다. 디지털이 일반화된 2021년이다. 개봉을 앞둔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가장 완벽한 세대 교체 모범답안으로 제시해도 무방할 듯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유려한 세대 교체 방법,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적 세계관은 현재의 시점이다. 하지만 영화적 감성의 타임라인은 1984년 개봉한 1편의 ‘맨하튼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원조 고스트버스터즈멤버 가운데 과학자 캐릭터 이곤 스펭글러의 외손녀 피비가 사실상 극 전체를 끌어 가는 주인공이다. 누가 봐도 외모적으로, 그리고 재능적으로 이곤을 떠올리게 한다.
 
피비는 오빠 트레버 그리고 엄마 캘리와 함께 시골마을 섬머빌로 이사를 온다. 집세 때문에 쫓겨난 도심 아파트에서 시골 촌동네로 이사를 온 피비 가족. 쉽게 적응될 리 만무하다. 특히나 이들 가족이 머물 곳은 죽은 피비의 외할아버지 이곤이 남긴 목장에 딸린 낡은 주택 한 채. 낡었다고 하지만 사실상 폐가나 다름없다. 이 곳은 캘리에겐 좋지 않은 기억만 안겨주는 곳이다. 피비의 엄마인 캘리에겐 아버지였던 이곤. 이곤은 가족들을 돌보지 않던 무책임한 아빠였다. 하지만 피비에겐 그리운 외할아버지다. 두 모녀는 이곤을 사이에 두고 대립한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스틸.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이들 가족은 적응되지 않는 시골 생활을 위해 각자 몰두할 것들을 찾아 나선다. 트레버는 아르바이트 식당에서 벌써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엄마 캘리는 피비의 학교 선생님 그루버슨과 묘한 로맨스를 겪는다. 피비는 관심사가 과학이다. 지질학자인 그루버슨과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루버슨은 이 지역에서 몇 년 전부터 일어나고 있는 알 수 없는 지진의 원인을 연구 중이다. 이 지진 원인을 조사하면서 피비와 주변 사람들은 죽은 이곤이 대도시 뉴욕을 버리고 이 곳으로 홀로 터전을 옮겨 온 이유를 알게 된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스틸.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감성적으로 1980년대를 지향한다. 원작 가운데 1편과 맥락을 같이 하는 점이 많다. 또한 미국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2021년 현재가 시간적 배경이지만 기묘할 정도로 1980년대 감성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제작진의 세밀한 프로덕션 디자인이 만들어 낸 원작의 감성 되살리기 프로젝트가 주효했다. 이런 점은 고스트버스터즈 상징 몇 가지가 더 추가되면서 원작 마니아들의 되살아난 감성을 자극한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스틸.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유령 포획장치 프론토팩’, 유령 포획 무기 레이저 총’, 고스트버스터즈의 상징적 소품인 캐딜락 차량 엑토-1’ 등은 실제 원작에서 쓰인 소품을 그대로 가져와 복원해 사용했단다. 특히 피비가 지하실에 보관된 원조 멤버들의 유니폼을 꺼내는 순간은 원작 마니아들에 대한 서비스 컷이라기 보단 원조 멤버들과 그 다음 세대의 완벽한 세대교체 터닝포인트로 작동한다.
 
또한 고스트버스터즈마스코트와도 같던 먹깨비등장, 경찰서 유치장 장면에서 등장한 ‘Who you gonna call?’ 같은 대사, 영화 후반부 등장하는 원조 멤버들 가운데 한 명인 피터(빌 머레이)가 빌런 고저에게 던지는 농담, 1편의 또 다른 상징적 마스코트 유령 마시멜로맨등장은 원작의 향수병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원작 속 맨하튼의 고스트버스터즈본부가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으로 바뀌었단 대사는 시간적 흐름의 씁쓸함과 세대 교체의 선언적 멘트로 다가오기도 한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스틸.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세대 교체와 아날로그 원작의 감성을 이어 받는단 점에서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굳이 표현하자면 맞춤형이라기 보단 조금은 정형화된 기성복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 감성을 고스란히 이어갔단 점만으로도 세대교체는 충분히 성공적이다. 1편과 2편으로 이어진 원작에 이어 30년 만에 등장한 이번 영화를 리부트가 아닌 3편으로 부르고 싶은 이유도 감성적 측면에서 분명히 연속성을 띄고 있단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스틸.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세대교체가 이뤄진 고스트버스터즈가 시리즈로 그 명맥을 이어간다면 이번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전설의 복귀로 분명 손색이 없다. 이 정도면 원작 마니아들에게 충분히 합격점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음 달 1일 개봉한다.
 
P.S-1 쿠키 영상은 2개다.
 
P.S-2 원조 고스트버스터즈 멤버 가운데 이번 영화의 키 포인트가 될 이곤 스펭글러를 연기한 해롤드 래미스는 2014 2월 이미 타계했다. 때문에 원조 고스트버스터즈멤버는 3인이 출연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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