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S기꾼이라더니`..단기외채 놓고 해석 분분
정책당국 연일 구두 개입성 발언
"단기외채 심각"vs."큰 문제 없다"
시장 불만 고조..음모론까지 거론
2008-05-22 10:00:00 2011-06-15 18:56:52
환헤지에 나섰던 기업들과 개인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음에도 여전히 환율 상승만을 염두엔 둔 듯한 기획재정부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의 불가피성은 수긍하지만 정도가 심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1일 경우 시장은 외환 정책에 총대를 멘 듯한 최중경 기획재정부 차관의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최 차관은 이날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단기외채를 줄일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20일 단기외채 규제에 대한 진화성 발언을 한 지 하룻 만이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책당국자들의  발언은 시장에 무시못할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사실.
 
그럼에도 정부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 이유는 뭘까.    
 
◇ 단기외채 증가 얼마나 심각하길래
 
최 차관이 말한 단기외채는 수치상으로 크게 증가했다.
 
재정부는 단기외채가 지난 2년 동안 14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대외 순채권액이 1207억달러였으나 지난해 말에는 348억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오는 6월말 부터는 우리나라가 순채무국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르다.
 
단기 외채증가가 재정부 말처럼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전망이다.
 
한 금융 전문가는 "외환위기와 비교해서 우리 경제의 금융건정성이 훨씬 좋아졌고 외환 보유고도 크게 높아졌다"며 "외환위기 시절을 예로 들면서 단기 외채를 줄여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위험을 너무 과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단기외채가 많은 상태에서 외화 차입이 어려워지면 문제지만 수치상으로 우리나라의 외화차입 여건은 나빠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 전문가는 "작년 1분기부터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했던 작년 4분기까지 국내에 들어온 외화 량은 변화가 없었다"며 "최근 신용경색이 완화되는 상황이라 외화차입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 음모론이 꿈틀된다
 
재정부가 단기외채를 들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새 정부 초기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한국은행을 압박하던 때 이미 언급했다.
 
당시 재정부는 미국과의 정책금리 차이로 인해 단기외채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때문에 이번 단기외채 규제 발언을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압박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한 금융 전문가는 "재정부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전과 같은 방식으로 한은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라는 말을 하기 어려워지자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단순히 수출을 늘려 경기부양을 위해 떨어지는 원/달러 환율을 다시 끌어올리고 시장 변동성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 누구를 위한 규제인가  
 
금융 전문가들이 단기외화규제에 대한 무조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장진철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단기외채급증이 우리 경제에 불안요인이라는 것 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이러한 불안요인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부분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외채를 꾸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반면 설령 규제를 하더라도 효과가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주장이다.
 
한 금융 전문가들은 "국내에 들어온 대부분의 단기외채는 외국 은행을 통해 들어온 것"이라며 "때문에 당국의 규제도 효과가 불확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얼마전 환율급등으로 은행들만 큰 수익을 봤다면 'S기꾼'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었다.
 
그러나 환율 급등에 따른 고통에 대해서는 '나몰라라'하며 오히려 환율을 더 끌어올리려는 재정부에 대한 불만 역시 커지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dreamofan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