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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eye]얄미운 유가에 기우제라도..

헝가리,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1800선 지켜낸 자신감, 주력매수세 약해
국제유가와 함께 금융주 동향 살펴봐야
2008-05-27 17:36:00 2011-06-15 18:56:52
오는 2012년이면 북극빙하가 다 녹아 내린다고 한다.
 
이미 30년 동안 3분의 1이 줄어들었다고 하니 21세기가 끝나기도 전에 북극 빙하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최근 중국에선 강도 8 이상의 대지진으로 무려 10만명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자연 재해 앞에 인간은 한없이 무기력하다.
 
다행히도 올해 우리나라에는 특별한 기상이변이 없다.
 
억지로 기상이변을 만들어본다면 예년 봄철기온을 웃도는 고온현상 정도가 아닐까 싶다. 옛날엔 봄철 고온현상으로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그리스로마신화에도 비를 관장하던 제우스 신에게 기우제를 드렸고, 독일에서도 인도에서도, 가까운 중국에서도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다.
 
증시에도 기우제를 지내보자.
 
비가 내리길 바라는게 아니라 유가가 내리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자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이 상품시장이 정점에 도달했다며, 앞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 것을 권구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그동안 상품시장의 강세론자였던 '노무라인터내셔널'의 션다비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를 비롯해 인플레이션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 정책을 취할 전망이어서, 상품시장의 김이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은 소수이기는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도 이같은 의견에 동참해 원유를 포함한 상품가격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간밤에 헝가리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8.5%로 끌어올렸다. 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8.25%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중국도 이달에 올해들어 4번째 지급준비율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과 유럽등 주요 선진국가들이 아직은 통제가능한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을 판단하고 기준금리 인상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시기가 문제이지 인상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상품시장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쉽게 판단할수 없겠지만, 가파르게 상승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유동성은 빠르게 옮겨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때마침, 국내증시는 미국증시의 휴장을 틈타 아시아증시와 함께 일제히 반등에 돌입했다. 전자거래를 통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나스닥선물지수는 종일 플러스권을 유지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1800선을 지켜낸 자신감으로 기관은 매수강도를 높혔고, 미국 증시 휴장으로 안도한 외국인도 전기전자 업종 중심으로 순매수에 가담했다. 단, 기술적 상승이외에 뭔가 상승 의미를 부여하기엔 주력매수세도 부족했고, 2억5000만주에 그친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량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국제유가 동향이 쉬는 것을 틈탄 상승의 연속성은 결국 다시 유가동향으로 돌아갈 것이다.
몇몇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상품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분명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럼 상품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어디로 갈까? 증시? 아니면 채권시장?
 
국제유가의 동향과 함께 인플레이션에 얼어붙고 있는 주택과 소비시장, 그리고 최근 국제유가 동향에 가려 잘 안보이던 금융주의 하락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씨티그룹 3월이후 최저가.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현된다면 상품시장에서 빠져나온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만 들어오진 않을테니까.
 
"유가로 인한 소매업종의 약세처럼 금융업종의 약세도 미국 증시 회복을 더디게하는 그림자가 되고 있다"고 말한 한 애널리스트의 지적을 귀담아 둘 만 하다.
 

뉴스토마토 정종현 기자(onair21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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