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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재 직무대행체제' 방통위 첫 회의…여야 추천 상임위원 대립각
김효재 직무대행 "어려운 상황·막중한 책임감"
안건은 원안대로 의결
상임위원 간 3인체제 운영 놓고 옥신각신
2023-06-07 12:50:30 2023-06-07 14:20:4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 대면회의가 지난 3월21일 이후 약 3개월만에 처음 열렸습니다. 그간 방통위원장의 면직 처리 등 이슈로 7차례 서면회의만 진행됐습니다. 7일 열린 전체회의는 김효재 상임위원 직무대행 체제하에 진행된 첫 회의입니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최소한의 의결 정족수를 갖춘 채 진행됐습니다. 김효재 직무대행을 비롯해 이상인 상임위원, 김현 상임위원이 참석했습니다. 상임위원들은 비상한 상황이라는 무게감을 인식한 채 회의에 임했지만, 방통위를 놓고 지속되는 여야 간 장외논쟁마냥 상임위원들도 옥신각신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려운 상황·막중한 책임감"
 
김효재 방통위 직무대행은 7일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비상한 상황에서 방통위원장 직무를 대신하게 된 것은 커다란 부담이고 그 부담의 무게가 막중함을 절감하게 된다"며 "앞에 놓인 과제들이 하나같이 어렵고 복잡하며 한칼에 해결할수 없는 일들이지만 국민이 법으로 위임한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신속하되 누락됨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7일 방통위 전체회의 주재한 김효재 직무대행.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5월4일 임명된 이상인 상임위원도 방통위가 처한 어려움에 환경에 공감하며,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현재 우리 위원회가 여러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있는데, 직무대행과 김현 상임위원, 사무처와 호흡을 맞춰 5기 방통위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6기 방통위에서는 구성원들과 함께 이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방송 미디어 통신정책 마련하고 많은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지난 2일자로 부임한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도 이날 전체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조 사무처장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사무처장이란 중책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상임위원을 보필하면서 5기 방통위가 잘 마무리되도록, 새로 시작하는 6기 방통위가 잘 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안건은 원안대로 의결에도 여야 추천 상임위원들 대립각 
 
이날 방통위 회의에서는 12월 말에 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34개 지상파방송사업자 141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 세부계획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과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제작 및 공익성 확보계획의 적절성을 중점 심사사항으로 선정하고, 공적책임·공정성 실적 및 계획의 적정성 심사항목에 환경·사회·투명(ESG) 경영계획 등을 세부평가 방법으로 추가해 배점을 확대하기로 한 원안대로 의결됐습니다. 
 
방통위 회의실. (사진=뉴스토마토)
 
다만 앞으로 3개월간 직무대행 체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지금의 상임위원 3인체제와 관련, 여야 추천 상임위원들 간 대립각이 뚜렷한 모습이었습니다. 장기간 공석인 부위원장에 대한 호선과 구속 기소 돼 재판 중인 윤석년 KBS 이사 해임 제청안 등에 대한 안건 제안이 올라 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김현 상임위원과 대통령 추천인 이상인 상임위원 간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이상인 상임위원은 "위원회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장기간 공석인 부위원장에 대한 호선을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며 "현재 방통위가 비상이라 더욱 위원회를 대표할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구속기소돼 재판 중인 윤석년 KBS 이사 해임 제청안 동의 안건도 정식 안건으로 논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석년 이사는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의혹과 관련해 재판 중입니다. 
 
이에 대해 김현 상임위원은 안건 상정은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보고가 돼서 상정하는 게 전례인데 이렇게 공개적인 방식으로 하는 게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2017년에도 위원장이 공석이었고 3인 체제였는데 법률 자문한 뒤 그 결과에 기초해 운영했다"며 "지금도 위중한 국면이니 법률 자문을 해서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6조에는 위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 부위원장과 위원회가 미리 정한 위원 순으로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방통위 회의운영에 관한 규칙 제5조에는 직무대행 순서에 대해 부위원장, 위원 중 연장자 순으로 맡도록 돼 있습니다. 사무처도 2017년 법률 자문에서는 3명 위원으로도 회의 소집과 의결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김현 위원은 일상 사무는 3인 체제에서도 의결할 수 있는 데 동의하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들은 5인 체제에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효재 직무대행은 "김현 위원의 제안을 접수하고, 법률 자문을 할지 말지 권한은 나에게 있으니 신중히 검토해 처리하겠다"며 회의를 마쳤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중기IT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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