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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쩌다 마주친, 그대' 서지혜 "운명처럼 다가온 순애"
2023-06-08 07:00:37 2023-06-08 07:00:37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KBS 2TV '어쩌다 마주친, 그대'1987년에 갇혀 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서지혜는 우정고등학교 3학년으로 훗날 윤영(진기주 분)의 어머니인 순애 역할을 맡았습니다. 순애는 누구보다 순수하고 반짝였던 문학소녀로 밝고 긍정적이지만 겁도 많은 울보입니다.
 
드라마가 편성이 밀리면서 촬영이 끝이 나고도 한참 뒤에 방송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지혜는 순애 입장보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이입이 된다고 했습니다. 서지혜는 시간이 흐르고 나니 촬영 당시 힘들고 지쳤던 기억마저도 아련한 추억이 됐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촬영을 한 배우들과 방송을 보고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촬영 당시를 추억하면서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서지혜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운명처럼 만나게 된 작품이라고 했습니다. 강수연 감독은 순애 캐릭터 오디션을 보고 여러 배우의 미팅을 진행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에 딱 맞는 배우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속 서지혜의 모습을 보고 순애를 연상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서지혜는 강감독의 연락을 받고 나간 미팅 자리에서 리딩을 해보고 출연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를 떠올리며 서지혜는 자신이 리딩을 하는 모습을 보고 순애를 찾았다고 이야기해준 감독의 말에 감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인생에서 이런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지금껏 자신이 오디션을 거쳐 노력해 스스로를 증명해 왔다고 했습니다. 주어진 캐릭터가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딱 맞다는 감독의 말에 순애가 운명처럼 다가온 기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순애를 하고 싶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감독이 어떤 모습에서 순애를 발견했냐는 질문에 서지혜는 "감독님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순애가 답답하고 맹한 면모를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랑스럽고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그 자체로 설득력이 있는 순수함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촬영이 끝나고 시청자 모드로 돌아가서 보다 보니 순애가 답답하게도 느껴지지만 촬영 당시에는 답답함보다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지혜는 사람이 매사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지만 순애가 그렇게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이라고 했습니다. 어찌 보면 순애라는 인물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지혜는 강감독이 자신에서 봤던 억지스럽지 않은 순애의 순수함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했습니다. 그는 "나이가 이제 20대 후반이다 보니 부담이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순애와 같은 순수함을 위해서 평소 듣던 플레이리스트를 싹 갈아엎었다고 했습니다. 당시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채웠던 노래를 "이 세상이 맑아 보이는 노래"라고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서지혜는 순애가 되기까지 연습이 필요해서 비관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늘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서지혜는 "엣날 노래도 듣고 학창 시절 영어 공부할 때 어디선가 들었던 오래된 팝송을 많이 들었다. 시적인 표현이 많은 아이유의 노래도 많이 들었다. 특히 '스트로베리 문'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습니다.
 
 
KBS 2TV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서지혜 인터뷰.(사진=아크미디어)
 
서지혜는 '하트시그널'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이후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서지혜는 자신이 컴퓨터공학과를 간 것도, 대학내일 표지 모델을 한 것도, '하트시그널'도 배우로 가는 길 중에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배우가 꿈이었지만 어떻게 배우라는 직업에 진입을 해야할지 모호하기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자신에게 '하트시그널'이 배우의 길을 열어준 좋은 문이 되어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지혜는 "물론 선입견이 따라오는 건 내가 감당해야할 문제다. 감사하면서도 무거운 무게감이 있다"고 했습니다.
 
서지혜는 자신이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가족들에게 별종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서지혜는 "배우하고 싶다고 했을 때 '도대체 누굴 닮은 거냐'고 할 정도였다. 집안 자체가 공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식 탐구 욕구가 강하다.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공부를 하신다. 그런 아버지의 모토를 오빠가 따라갔다"고 했습니다. 누굴 닮았냐고 할 때마다 서지혜는 아빠 탓이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늘 공부에 매진하는 아버지가 유일한 취미가 영화였다고 합니다. 서지혜는 가족 외출을 하면 늘 극장에 갔고 아버지가 쉴 때면 노트북에서 영화가 켜져 있었다고 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대중성과 상관없이 다양한 영화를 보는게 일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영향 때문에 자신이 자연스럽게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지혜는 "알고 보니 아버지가 원래 영화감독을 하고 싶었다고 하더라. 하지만 경제적 안정감, 가장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포기를 하고 취미로만 남겨두셨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안정적인 삶 때문에 배우가 되겠다고 한 나를 반대를 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요즘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아버지가 은근 츤데레라서 '배우 한다면서 이런 영화도 안 보냐'고 쓴소리를 하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서지혜에게 윤영처럼 젊은 시절의 아버지를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서지혜는 윤영처럼 싸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는 엄마가 먼저 연락을 해서 드라마를 잘 보고 있다고 하면서 엄마 주변 사람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했습니다. 서지혜는 그런 엄마에게 "아빠한테 꼭 엄마에게 잘하라고 전해달라고 했다. 윤영처럼 과거로 돌아가서 엄마를 말릴 거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극중 형을 구하려고 죄를 뒤집어 쓴 윤영의 아버지 희섭은 다리를 다치게 되고 기타리스트라는 꿈을 포기하게 됩니다. 꿈을 포기한다는 점에서 서지혜의 아버지와 닮은 것 같다고 하자 "그렇게 생각하니 짠한 느낌이 있다"고 했습니다.
 
서지혜는 슬프지만 가장 좋았던 장면이 윤영이 순애와 소풍을 가는 장면이라고 했습니다. 윤영이 내레이션으로 '그런 엄마의 꿈은 이뤄졌다. 결국 나에게서. 엄마는 갖지 못한 시간을 나에게 만들어줬다'고 하는 대사가 슬펐다고 했습니다.
 
 
KBS 2TV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서지혜 인터뷰.(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부모의 반대에도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서지혜. 그런 그는 연기를 하는 것이 자신을 계속해서 탐구하고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목표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면서 사람이 태어나서 할 수 있는 한계치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한계, 가장 깊은 곳까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습니다. 하나의 인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도 자신의 생각, 가치관이 투영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을 깊게 탐구하고 연구할수록 깊은 연기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서지혜는 "나를 탐구하는 게 연기적으로도, 나라는 사람으로서도 궁극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KBS 2TV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서지혜 인터뷰.(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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