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행 노출' 더미동, 시총 절반 CB 또 발행…'주주 우롱'
1·2회차 CB 미전환 물량 전환기간 이미 도래
3회차 CB, 시총 절반 규모…"일반적 결정 아냐"
최대주주 변경 수반한 유증에 CB 발행 통한 대주주 지분율 강화한듯
2023-06-20 06:00:00 2023-06-20 0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THE MIDONG(161570)(더미동)은 올해 들어 주가가 150% 넘게 급등세를 보였는데요. 19일 기준 시가총액은 415억원 수준입니다. 2016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의외죠. 영업 실적 악화와 별개로 최근 주가 급등을 틈타 시총 절반에 육박하는 200억원대 CB(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하면서 주가 희석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전환청구가 가능한 미전환 CB 물량도 65억원 규모인데요. 이번 CB 발행 결정 물량과 미전환 물량을 합치면 시총 절반이 넘는 대규모의 오버행(잠재적 매물 부담)에 노출되는 셈입니다.
 
최근 주가 급등 더미동…대규모 CB 발행 논란
 
그래프=뉴스토마토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미동 주가는 올해에만 152.13% 상승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특별한 주가 변동 없이 1100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지난 3월 24일엔 장중 918원까지 떨어지며 올해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이후 더미동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4월 한달간 37.7%가 오르더니 5월에도 25.39% 상승해 2000원선까지 도달했습니다. 이달 15일에는 장중 2970원까지 치솟아 3000원선에 도전했는데요. 19일 기준 더미동 주가는 266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대규모 CB를 발행해 시장은 주목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더미동은 지난 14일 200억원 규모의 3회차 CB 발행을 결정했습니다. 조달한 금액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죠. 200억원이란 대규모 CB 발행이란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날 기준 더미동의 시가총액은 415억원입니다. 시총 절반에 가까운 CB를 발행했네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상증자나 CB 발행을 하는 건 기업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재무적 건전성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며 "규모가 크다면 주가 하락의 폭이 높다고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대규모 CB 발행으로 향후 전환기간이 도래했을 때 시장에 들어올 주식 물량도 큽니다. 3회차 CB의 전환가액은 2201원으로 내년 8월 16일부터 전환가능합니다. 현재 전환가액 그대로 주식 전환한다면 908만6778주로 현 발행주식총수 대비 58.31% 수준입니다. 발행 대상자는 에이치엘 주식회사와 주식회사 제이에스로 각각 100억원씩 납입할 예정입니다. 납입 예정일은 오는 8월16일입니다. 
 
더미동은 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지난 15일 공시했는데요. 납입일은 8월17일 발행대상자는 에이치엘 주식회사와 (주)에스앤에프홀딩스입니다. 예정대로 납입이 완료되면 해당 계약을 통해 더미동의 최대주주는 기존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에서 에이치엘주식회사(120만주·7.7%)로 변경됩니다. 
 
기존에 발행한 CB 오버행 우려 존재
 
더미동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주식양수도 계약과 CB 발행을 통한 신규 최대주주 지분율 확대 포석을 깔았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기준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더미동 CB 규모는 총 65억원입니다. 이번 3회차 CB 발행까지 포함하면 265억원인데요. 특히 1,2회차 CB의 경우 이미 전환기간이 도래한 상황이라 언제든 주식전환 청구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환가액 조정(리픽싱)된 가격 역시 현주가보다 현저히 낮아 대규모 이익 실현이 가능합니다.
 
1회차 CB는 최초 35억원 규모로 발행됐지만 5억원이 조기상환돼 30억원이 남았고 2회차 CB는 발행한 35억원이 그대로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3월 31일 이후 전환청구된 CB가 없기 때문에 1, 2회차 CB 잔여 65억원은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죠.
 
1회차 CB의 경우 작년 8월에 마지막으로 전환가액이 조정(리픽싱)됐습니다. 조정된 전환가액은 1257원으로 2021년 4월 발행 당시 전환가액인 1795원보다 30% 가량 낮아졌습니다. 현재 전환가액은 1회차 CB의 최저조정가액인데요.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전환가액 상향 리픽싱은 없습니다.
 
1회차 CB는 작년 4월부터 주식으로 전환 가능했습니다. 가장 낮은 전환가액으로 주식 전환청구를 단행하면 238만6634주가 시장에 나오는데요. 현재 발행주식총수인 1558만2830주 대비 15.51% 수준입니다.
 
2회차 CB는 작년에 발행된 CB기 때문에 상향 리픽싱이 가능합니다. 지난달 2일 2회차 CB는 전환가액 1276원에서 1380원으로 상향 리픽싱됐죠. 올해 들어서 1월부터 5월까지 2회차 CB의 전환청구는 다음달 1일부터 가능한데요. 현재 전환가액 기준으로 발행주식총수 대비 16.28%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수 있습니다. 1, 2회차 CB 모두 현재 주가 대비 전환가액이 현저히 낮아 주식으로 전환하면 대규모 이익이 기대됩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가총액의 절반 규모로 CB를 발행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라고 보기엔 어렵다"며 "주주 입장에서 CB 발행은 향후 주식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잠재적인 물량이기 때문에 주가 희석의 관점에서 봤을 때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차량용 블랙박스 사업을 하는 더미동은 2016년부터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기업입니다. 작년까지 2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요.
 
더미동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CB 발행은 경영진의 선택으로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고 있어서 자세한 내용은 파악이 어렵다"라고 답했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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