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도이치모터스, 재무구조 악화됐는데…'주주환원'까지 발목 잡나
2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부채비율·유동비율 등 주요 재무지표 악화
재무구조 악화에도 주주환원 작업 '지속'
2024-08-07 06:00:00 2024-08-0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일 18: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2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도이치모터스(067990)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가진 현금성자산보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더 높은 상황에서 이자발생부채 규모도 증가해 차입금 상환은 물론 은행 이자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이 자금 유출을 가속화시켜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회사가 가진 구체적인 재무개선 계획은 부재한 상황이라 단기간 내에 재무상태가 나아지길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도이치모터스)
 
부채비율 283%…재무구조 개선 방안 ‘부재’
 
2일 도이치모터스에 따르면 회사는 올 2분기 매출액 5035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3%, 58.9% 감소했다. 도이치모터스 측은 고금리 장기화로 자동차 업계 전반이 위축된 점이 실적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력 브랜드인 BMW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올해 신규 브랜드 유치 및 분기별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수익성 저하도 한몫했다. BMW는 지난해 연말 프로모션 확대에 따라 수익성이 떨어진데다, 회사의 중고차 사업 부문인 도이치오토월드의 경우 일부 시설 임대 지연과 리스 부채, 재임대 역마진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기간 내에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회사가 가진 현금보다 빚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도이치모터스가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7139억원, 이 중 단기차입금이 3970억원으로 55.6%를 차지한다. 반면 회사가 가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427억원에 불과해 부채 상환에 나서더라도 단기차입금의 35.9%밖에 상환하지 못한다. 기타유동자산 107억원을 보태도 상환 여력이 떨어진다.
 
이자발생부채도 전년 동기 대비 1900억원가량 늘어난 9927억원이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만 1분기 기준 101억원에 달해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도 1배 이하로 떨어졌다.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주요 재무지표들도 악화됐다. 도이치모터스의 1분기 부채비율은 283%, 유동비율은 51%로 적정기준(200% 미만, 100% 이상)을 한참 벗어난 상태다.
 
1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2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투자금으로 195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재무활동을 통해 190억원이나 유입했다. 은행 등에서 돈을 빌려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과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금흐름은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로도 나타났다. 1분기 도이치모터스의 자본적지출(CAFEX)이 163억원을 기록하자 FCF도 –165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FCF가 적자라는 것은 영업이익만으로는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도이치모터스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계속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추진 중인 재무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지속되는 주주환원 정책…재무구조 악화 '발목'
 
특히 도이치모터스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이 재무상태 악화에 더욱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도이치모터스는 올 초 발표했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발표 당시 회사는 일반적인 상장기업의 가치평가 기준인 주당순자산비율(PBR)이 1배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년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율과 당기순이익 규모를 고려해 최대 50% 수준까지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내용의 주주환원 정책 시행을 위해 최근 회사는 자기주식 50만주(24억원 규모) 취득을 결정했다.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과 관련해 “안정적인 성장을 실현하고 있는 회사의 사업구조와 내용에 비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이사회의 판단”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주가 흐름을 안정시키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2021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00만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모두 소각한 바 있다.
 
문제는 1분기 기준 도이치모터스의 PBR은 0.44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단순 계산으로 지금 주가를 2배 이상 올려야 되는 상황에서 향후 주주환원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가는 지난해 자사주 취득과 소각 이후 올해 3월19일 6000원(종가 기준)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2일 현재 5307원을 기록했다.
 
한편 도이치모터스는 계열사 중 하나인 차란차에 264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채무보증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6.1% 규모로 채무보증기간은 내년 7월31일까지다. 이 건에 대한 최초 채무보증금액은 각각 156억원, 72억원, 24억원, 12억원 등 총 4건이다. 이번 채무보증은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로부터 재고금융 및 운영자금 차입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도이치모터스 측 설명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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