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인플레'…외식물가부터 공공요금까지 '공포'
환율·원자재 가격 상승에 외식업계 줄인상
SMP 6개월 연속 상승…전기·가스요금 인상 압력↑
2026-06-09 18:14:53 2026-06-09 18:26:57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 최고가격제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정부 정책으로 억눌러왔던 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을 넘나들면서 수입물가 부담이 확대되는 가운데 외식물가와 공공요금 인상 압력이 동시에 높아지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동 리스크·환율 상승에 외식물가 '들썩'
 
9일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하며 2024년 3월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정부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며, 실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올랐습니다.
 
이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면서 수입 원자재와 식품 가격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과 업계의 비용 부담 흡수로 인상 폭이 제한됐던 외식물가도 하반기 들어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 일부 외식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입니다.
 
메가MGC커피 관계자는 9일 "전쟁과 환율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압박 속에서 가맹점의 수익 보전과 품질 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특히 할메가커피의 원료인 FD커피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 원료를 사용하는 믹스커피류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과 같은 이유로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도 "지난해부터 외부 비용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며 더 이상 내부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가맹점 이익 보호를 위해 각 브랜드 협의체와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인상이 불가피한 최소한의 일부 메뉴 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3.1%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한 상황 속, 시장에서는 추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커피를 포함한 외식물가가 실제로 오르고 있다. 제일 큰 건 환율 약세"라며 "먹거리 중에도 수입하는 것들이 꽤 많다. 과일·밀가루 등이 있는데, 원가에 반영돼 가격을 올린다"고 했습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출이 잘되다 보니 성과급 지급되면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 물가 상승 압박으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물가 내려갈 요인보다 올라갈 요인이 더 많다"고 진단했습니다.
 
석유에 이어 가스도 변수…여름철 전기요금 부담 우려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를 앞두고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중동 전쟁 이전인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도시가스와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치는 전력도매가격(SMP)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SMP는 지난해 12월 킬로와트시(kWh)당 90.44원에서 올해 5월 121.33원으로 올라 6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공요금 인상이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유 교수는 "공공요금은 원가만큼 올리지 않고 정책적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전쟁이 끝나가서 석유제품 가격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천연가스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SMP가 오르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며 "특히 올해 여름이 덥다고 하는데, 그러면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한국전력(한전)에 전력 구입비 부담이 커지고 이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 교수 역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전산업에 영향을 미쳐서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정부는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4일 "화요일(지난 2일) (SMP) 가격이 126원이었다. 연초에는 110원대로 연중 평균으로 보면 아직 한전 부담이 아주 큰 상태는 아니다"면서도 "실제 전기요금 부담으로 오면 곧바로 국민 전기료 부담이나 한전 적자로 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전 관계자도 "환율 변동성이 즉각 반영되는 것은 아니며 2개월 시차가 있다"며 "현재 환율 변동 폭을 예의 주시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한 마트 계란 코너의 모습.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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