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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몽구 회장, 계동사옥 집무 검토
"범현대 총본산 상징성..현대건설 인수 직후 예상"
2011-01-24 17:13:21 2011-01-24 18:29:14
[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가 마무리된 이후 적절한 시점에 집무실을 현대 계동사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내부 사정을 잘아는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계동사옥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며 "현대건설 인수가 마무리되고 나면 적당한 시기를 골라 집무실을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계동 사옥으로 옮길 예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 역시 "정 회장이 계동 사옥에 대한 애착과 활용 구상을 몇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며 "새로운 조직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의 계동 구상은 단순히 최고경영자의 집무실만을 옮기는게 아니라 그룹의 총괄 경영을 위한 헤드쿼터가 계동에 자리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동차와 제철, 건설을 3대 축으로 하는 현대차그룹의 지휘부가 계동에서 새롭게 출범한다는 것이다.
 
지난 1983년 완공된 현대 계동사옥은 현대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80년대 초 조직과 사업영역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짓게 된 계동사옥은 당시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모인 현대가의 총본산이었다.
 
정 회장의 구상은 부친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 계동사옥에서 일궜던 과거 현대그룹의 영광을 현대차그룹이 다시 같은 장소에서 재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고 정 명예회장은 맨 위층인 15층에서 집무했었다.
 
계동사옥의 현재 실소유주는 현대차다. 전체 14개층 가운데 10개층을 소유하고 있고 현대모비스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2개층을 갖고 있다. 8층짜리 별관은 현대건설 소유다.
 
현대차는 지난 2000년 이른바 '왕자의 난' 이후 계열분리될 당시 이미 5개층을 갖고 있었다.
 
그뒤 고 정몽헌 회장의 현대그룹이 경영난에 빠진 이후 2002년 7월에 260억원을 들여 2~3층을 매입하고 다음해 다시 3개층을 사들이는 등 현대차는 계동사옥에 대한 지분을 계속 늘려왔다.
 
정 회장이 계동사옥으로 옮길 경우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등 각 계열사 조직을 본사로 복귀시키고 과거 그룹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했던 기획총괄본부 등의 조직을 새로이 구성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구체적인 이전 시점은 현대건설 인수가 마무리된 직후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정 회장의 구상이 건설 인수로 몸집이 커진 조직을 추스리고,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일사불란한 후속 조치 등이 가능한 조직 체계로의 변모로 읽힌다"고 말했다.
 
현편 현대차 계동사옥은 서울시의 역사문화미관지구 지정으로 4층 이상(일부는 6층) 개축이 제한돼 있는 상태다. 현대차 등 계동사옥에 지분이 있는 현대 4사는 취소 소송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으나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현재 건물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만약 정 회장이 새롭게 건물을 개축하려면 현재보다는 크게 규모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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