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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카드'에 국민銀 술렁
2008-06-28 10:27:41 2011-06-15 18:56:52
황영기 전 우리금융회장이 오는 9월 출범하는 `KB금융지주회사' 회장 후보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알려지자 국민은행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강정원 행장이 지주회사 회장을 겸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가 느닷없이 `황영기 카드'가 나오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민은행 노조는 "온갖 방법과 수단을 강구해 황 전 회장이 오는 것을 막겠다"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7월초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면접을 앞둔 황 전 회장은 `역할 분리론'을 내세우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황 전 회장은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강 행장과 자리다툼을 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증권사, 보험 등 비은행 부분을 강화하려면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동반자적 관계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기에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국민은행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강 행장이 회장을 겸임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그는 "은행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신한지주의 라응찬 회장이나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 회장도 은행장을 겸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004년 3월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선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는 게 맞다"고 밝힌바 있다. 황 전 회장은 "당시는 지주회사가 이미 설립돼 있는 상태였고,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다"며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강 행장은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측근들은 `대세론'을 펴며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사실상 은행 비중이 대부분인 국민지주회사를 이끌려면 강 행장 만한 적임자가 없으며 회장추천위를 구성하는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상당수가 강 행장을 신임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은행 안팎에서는 황 전 회장의 갑작스런 부각이 친 강 행장 세력과 강 행장을 비토하는 일부 세력 간 알력다툼의 결과라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황 전 회장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성명을 내고 "우리은행장 재직 당시 대표적인 경쟁은행이었던 국민은행 지주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하겠다는 것은 도의상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황 전 회장이 이명박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사실을 두고 "MB정권이 국민지주회사를 전리품으로 삼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해 강 행장 연임에 반대하며 두 달 가까이 농성을 벌인 적이 있어 강 행장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기도 쑥스러운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 전 행장과 황 전 회장의 의지가 확고하기때문에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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