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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eye]탐욕과 어둠
2008-07-04 19:05:5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정종현기자]1600선 지지에 대한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지난 며칠간 장중 1600선은 하향 이탈했지만 종가는 보기좋게 회복 마감해 일말에 희망을 주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결정에도 불구 유럽과 미증시가 상승 마감했지만 외국인의 순매도지속과 투자심리 약화는 연중최저치 1537포인트도 안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
 
ECB의 금리인상이후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여지없이 국제유가는 사상최고치를 경신중이다. 그동안 같이 움직이던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다음주 150달러대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물론 하루만 놓고 유가가 달러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각도에서 해석해보면 달러화약세와 동조화돼, 투기자금의 피난처로 국제유가 상승을 설명했지만 최근들어선 수급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OPEC의 증산 거부와 이란과 이스라엘의 지정학적 위기, 다가오는 허리케인 시즌의 자연재해등 수급요인에 영향을 줄 사안들이 줄줄이 산재해 있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일주일만에 미국의 휘발류 가격을 17%끌어올렸다.
 
유가의 상승세는 비교적 정확하게 주가의 하락과 맞물리고 있어, 언제일지 정확히 예상할 수 없는 국제유가의 하락을 믿고 주식을 사들이기엔 현실이 너무 불확실하다.
 
외국인이 하루만 더 매도하면 국내증시에서 사상최장기간(21일)연속 순매도 행진과 같아진다.
 
지난 20일간 총매도 규모는 5조9209억원으로 6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현상, 인플레이션에 따른 향후 기업 이익 모멘텀 축소등 다양한 이유가 공존하고 있어 쉽게 외국인 매도가 어디서 멈춘다고 전망하는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특히, 최근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선 대량의 매도를 쏟아냈지만 선물시장에선 프로그램매수를 이끌어내 매수차익잔고는 7조 4천억수준으로 사상최고치까지 올라왔다.
 
게다가 다음주 옵션만기일까지 앞두고 있어 높게 유지되던 시장베이시스가 악화되면 외국인 매물뿐 아니라 프로그램매도까지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 1월과 3월 저점 1600선 이하에서 연기금이 매수의 주체로 나서며 시장을 방어했고, 또 지난 3일 1천억이상의 순매수를 보이며 시장을 방어했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연기금의 매수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위에 나열한 국제유가 상승, 외국인 매도, 만기일 부담등의 악재를 감안하면 한없이 작아 보인다.
 
1600선 하향 이탈을 보며 혹자는 PER 10배 수준이하로 주가가 싸다고 말하고, 혹자는 과도한 하락으로 기술적지표가 반등 시그널을 보낸다고 한다.
 
절대수준에서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시장은 제자리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1600선을 하향이탈한 지금은 싸다거나, 과도한 하락이라는 평가보다는 그것을 인식할 투자심리를 언제 회복할 것인지가 더 큰 관건이다.
 
올해 저점에서 반등할 것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심리가 거기쯤에서 지지해주지 않겠냐라는 생각에서 나온것이지, 꼭 그 자리가 반등해야 하는 지점은 아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사람들이 공포에 빠져 있을수록 투자에 탐욕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도 있다.
 
투자심리가 회복돼야 워런 버핏의 탐욕도, 동트기전 어둠도 즐길 것이다.


뉴스토마토 정종현 기자 onair21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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