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종현기자]오랫만에 뉴욕증시가 상승다운 상승을 보이자 우리 증시는 기대감에 부푼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9일 종가는 0.92%, 14.09포인트 하락한 1519.38포인트로 마감하며, 다시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새벽 마감된 뉴욕증시는 버냉키 의장의 대출 연장에 대한 발언으로 상승했고, 우리 증시는 정부의 환율시장 하락 정책으로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돼 하락했다.
양국가의 '개입'은 있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미국의 개입은 다시 불안해지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연준의 개입이었다면, 우리나라의 환율시장 개입은 물가를 잡겠다는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시장참여자들의 환율 상승 기대심리가 꺽일때 까지"라는 다소 억지스런 표현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만 더 키워놨다.
환율시장이 이렇게 요동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9년 9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겪이고,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란 점이다.
최근 정부의 시장 개입은 지난 3월의 인위적 환율 상승을 돌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9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 나라의 외환시장은 국내외 변수등 기본적인 펀더멘털 요인에 따라 움직인다.
당장 이란의 미사일 발사로 달러화 약세, 국제유가 상승등이 나타난다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불보듯 뻔한데, 인위적 개입으로 하락시킨다면 지난 3월처럼 인위적 상승에 따른 부작용을 또 겪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불안한 금융시장 움직임은 주가의 발목을 붙들었다.
환율도 문제지만 사상 최고치의 매수차익잔고와 싸워 이겨야하는 옵션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가 바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옵션만기일의 물량부담은 6000억~1조원수준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가 연중최저치라는 점에서 매물확대로 지수하락을 이끌수 있을까 생각해보지만, 반대로 약간의 물량으로도 체력이 떨어진 증시는 곤두박질 칠수도 있다.
만기일 관건은 지수가 낮아진 만큼 밸류에이션에 집중한 기관의 비차익 매수 유입 여부에 귀결된다.
코스피지수가 1500선 초입까지 내려와 있지만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만으로 현지수를 대응하기는 힘들다.
이날 종가 1519포인트는 전일 저점 1509포인트에 미치지는 않았고, 확실한 모멘텀이 있다면 언제든지 기술적 반등을 보일 수 있는 위치임엔 틀림없다.
의미있는 상승을 통해 연중최저치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기 위해선 모멘텀의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비교적 강한 반등을 기록했던 미국의 금융주가 추가적으로 오를지, 국제유가가 연속적인 추가하락을 보이며 130달러대를 깨고 내려가줄 지는 그래서 중요하다.
이런 시기에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주에 대한 기대감이 줄고 있는 것은 증시 상승의 한 축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개입'도 누가 어떤 목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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