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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이벤트에 그친 제약인 총궐기대회
2011-11-21 14:41:47 2011-11-21 14:43:19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제약협회 측으로부터 참석해달라는 공문을 받고 이 자리 왔다. 당초 계획했던 총궐기대회규모 보다 많이 축소돼 아쉽다.”(E제약사 관계자)
 
“진정성이 없는 궐기대회다. 일정을 앞당겨 진행하려다 보니, 국민들에게 ‘약가인하’ 부분에 대한 호소력이 부족했다. 말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했다.”(제약노조 관계자)
 
지난 1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약인 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제약업계 관계자와 기자가 나눈 얘기다. 두 관계자는 공통적으로 이번 총궐기대회를 기대 이하로 저평가했다.
 
그럴만도 하다.
 
협회는 지난 10월 31일 복지부의 ‘약가인하’ 고시가 전격적으로 이뤄지자, 8만 제약인 총궐기대회를 열어 약가인하의 부당성을 알리겠다고 보도자료까지 내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궐기대회 장소와 인원 동원 부분에 막혀, 결국 4650석에 불과한 장충체육관을 빌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 체육관은 곳곳에 의자를 추가 배치할 경우 1000여석이 늘어날 뿐이다.
 
또 오락가락하는 일정문제(총궐기대회 날짜)로 업계를 혼란스럽게 했다.
 
협회는 지난 9일 긴급 이사장단 및 약가인하 TFT대표사 합동회의를 열어 다가오는 25일 8만 제약인 총궐기대회를 갖기로 잠정 결정했다.
 
그러나 이 역시 무엇이 문제였는지(?) 몰라도 25일보다 1주일 앞당겨 18일 총궐기대회를 치렀다.
 
궐기대회를 큰 폭 축소하고, 시기도 1주일이나 앞당겨 진행해 업계로부터 정부 눈치를 보고 조기 수습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장충체육관에 모인 제약인 인원수를 통계하는 협회 측의 모습도 기자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협회는 이날 모인 제약인이 총 1만명에 달한다고 기자석에 전달해 왔다.
 
하지만 1만명 규모는 터무니없는 통계수치다. 장충체육관은 4650석에 의자를 추가 배치해도 1000석만이 늘어난다. 여기에 복도, 계단까지 들어차도 1만명은 사실상 힘든 숫자다.
 
장충체육관 관계자 역시 “최대 인원이 온다 해도 1만명 규모는 안된다”며 “이날 어림잡아 6000~7000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협회 측의 인원 과대 포장이 드러난 셈이다.
 
협회는 ‘약가인하’ 반대 대정부 투쟁으로 ▲8만 제약인 총궐기대회 ▲의약품 생상 중단 등 2가지 카드를 빼들었다. 이미 총궐기대회는 조기 수습하는 쪽으로 마무리 됐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카드는 의약품 생산중단 조치다.
 
협회는 이 카드마저 접었다. 애초 협회는 의약품 생산중단 조치를 총궐기대회와 함께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총궐기대회가 일정보다 앞당겨 마무리되는 바람에 의약품 생산중단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백지화 됐다는 얘기다.
 
이경호 제약협회 회장의 리더십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약가고시가 수정안 없이 통과 될 경우 이경호 회장의 리더십 부재가 드러난 것”이라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약가인하’ 대정부 투쟁을 진두지휘 했다는 점에서 책임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제약협회 총궐기대회는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났다는 지적이 이곳저곳에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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