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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재판서 "'뒷돈 합의' 이해당사자는 4명" 진술
곽노현 "합의없었다면 박 교수 도울 조직 구성했을 것"
2011-12-09 01:57:34 2011-12-09 01:58:59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교육감 후보 '뒷돈 합의'의 이해당사자는 지난해 5월19일 단일화 협상을 했던 양모씨(박명기 교수 대리인)와 곽 교육감 측 회계책임자 이모씨, 보증인 최갑수 교수 외에도 곽 교육감 측 실무자 김모씨를 포함해 총 4명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공판에서 양씨는 "검찰조서에 '이씨가 잘못 걸렸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말뜻은 실무자인 김씨랑 협상해야했던거라고 생각했다는 의미인가"라는 곽 교육감 측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양씨는 "합의내용의 이해당사자는 단일화 협상 자리에 함께 있었던 3명 외에도 곽 교육감 측 단일화 실무자였던 김씨를 포함해 4명"이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장은 "김씨는 단일화 합의를 할 당시에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인데 김씨에게 '회사자금 급전을 빌려줄 수 있냐'고 물어본적 있는가"라고 물었고, 양씨는 "이씨는 단일화 협상에 잠깐 끼어든 사람이고 스토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김씨"라고 답했다.
 
양씨는 "네(김씨) 돈이라도 빌려달라는 취지였나"는 검찰의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단일화 협상의 아무런 권한도 없는 이씨가 후보 단일화의 당사자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협상 결과를 권한 있는 사람에게 승인 받아야 했던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양씨는 "상식적으로(책임자의 승인)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씨는 "곽 교육감에게 협상 결과를 이야기해봤자 안될게 뻔했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다"며 "양씨도 내게 곽 교육감의 승인을 받았는지 물어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단일화 협상을 했던 이씨와 양씨, 최 교수에 대한 대질신문이 이뤄진 이날 공판에서 곽 교육감은 '뒷돈 합의'가 없었더라면 공개적으로 박교수를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장이 "금품을 조건으로 하는 단일화 합의가 없었어도 박 교수에게 경제적 지원을 했겠는가"라고 묻자 곽 교육감은 "엉뚱한 합의가 없었다면 진영의 책임 하에서 박 교수를 도울 조직을 구성했을 것"이라며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또 재판장이 "어째서 박 교수를 도울 돈을 혼자서 마련했느냐"고 질문하자 곽 교육감은 "'뒷돈 거래'라고 칭하는 불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 떳떳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육감은 이어 "(관련된 사람들과 돈을 모아 건네면) 박 교수도 (금품의 성격을) 5월19일 단일화 협상의 이행 조건이고 생각했을테고, 결국 이 일을 진영 관계자들도 알게되면 진위를 헷갈려 할 일"이라며 "협상을 진행했던 극소수의 사람들만 아는 선에서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박 교수의 경제적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는 요건이 충족돼 도의적 차원에서 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단일화 협상 당시 약속된 지원 금액이 '당선되면 7억원, 낙선하면 5억원'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재판장은 지난해 단일화 과정에서 박명기 교수 측에 지원하기로 합의된 금액에 대해 "금액은 잠정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되면 7억원, 안 되면 5억원이 지금 단계에서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증인신문에서 이씨와 최 교수는 합의된 지원 금액을 5억원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증언했지만, 양씨와 박 교수는 '되면 7억원, 안 되면 5억원'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합의 당사가로 결정돼 걱정하자 양씨가 '출판기념회 등으로 합법적인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해 양씨가 주도적으로 (돈을 마련) 하려는 것으로 느꼈다"며 "더욱이 '진영'쪽에서 준비하는 돈이지, 개인이 낼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양씨는 "돈은 곽 교육감 측에서 만들어야 하는 돈인데, 제가 왜 관여해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뭔가 길이 있겠지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중도 사퇴한 대가로 박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네고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 9월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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