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정권 실세로 불리며 권력을 향유했던 원로 개국공신 6인회가 줄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6인회’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선거 캠프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이 대통령을 비롯해 박희태 국회의장, 이상득·이재오 한나라당 의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덕룡 전 대통령 특보가 멤버다.
먼저 박희태 의장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의장직 사퇴 직면에 처했다. 검찰은 사상 초유의 국회의장 비서실을 전격 압수수색 등을 통해 칼끝을 박 의장으로 겨눴다.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조차 박 의장의 사퇴 결단을 촉구하고 있어 그의 버티기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자칫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여야가 국회수장의 사퇴를 결의하는 수모에 처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의 친형으로 ‘만사형통’ ‘상왕’ ‘영일대군’으로 불리며 권력의 정점에 서 있던 형님 이상득 의원은 보좌관(박배수·구속기소)의 뇌물수수 사건으로 치명상을 입고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야만 했다.
최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또한 CNK 다이아몬드 주가 조작 혐의에 연루돼 있어 자칫 측근들 비리 몸통으로 지목될 경우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비극에 처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의 멘토로 MB 정부 대언론 정책을 총괄하며 언론의 지배자로 군림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측근(정용욱·해외체류) 비리 의혹에 대한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27일 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같은 경북 포항 출신에다 이상득 의원과는 대학 동기로 인연을 맺어왔다. 이 의원과는 영포라인의 핵심으로 통하며 정부 곳곳 인사에 깊은 관여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정권 2인자로 불리던 이재오 의원은 이상득 의원과의 권력투쟁에 얽혀 집권 초기 귀향 아닌 귀향을 보내야 했다. 귀국 후엔 국민권익위원장, 특임장관 등을 맡으며 친이계 좌장으로 복귀했으나 번번이 박근혜 현 비대위원장에게 막히며 분투를 삼켰다.
최근엔 측근인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전대 돈봉투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예전의 패기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친이계를 결집, 절치부심하며 공간 확보를 노리고 있으나 이미 당권이 박 위원장에게 넘어간 상황에서 재기의 틈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당내 대체적 평가다.
그나마 김덕룡 전 특보만 온전하다고는 하나 그는 이미 권력 중심에서 멀어진 상황이어서 큰 비중을 두기 어렵다.
이 대통령을 뒷받침했던 5인이 쓸쓸히 퇴장하면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 또한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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