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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섭의 난'..대표 위에 사무총장 있는 통합진보
유시민·심상정 주최 생중계 토론회 "허락 받아라" 폐쇄.. 말 하던 중간에 방송끊겨
2012-05-13 17:45:41 2012-05-13 17:46:26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장원섭 통합진보당 사무총장이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가 주관한 생방송 인터넷 전자회의를 폐쇄해 물의를 빚고 있다. 당원들은 '장원섭의 난'이라며 이 행위를 하극상·쿠테타로 규정하는 모습이다.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는 13일 전날 당권파의 물리력 불사로 최악의 폭력사태가 벌어져 무기한 정회된 중앙위 속개 및 혁신 비대위 구성을 놓고 의견을 수렴코자 전자회의를 열었다.
 
중앙위를 끝으로 공동대표단이 사퇴키로 한 상태라 비대위가 구성되지 않으면 당 지도부 공백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중앙위 직전 사퇴했다.
 
그런데 이날 전자회의를 두고 김선동·이상규·김미희·오병윤 당선자가 "중앙위는 불법 성원 문제로 불법"이라며 심상정 의장을 '전 의장'으로 지칭, "무자격자에 의한 회의 소집이며 원천무효 시비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당권파의 반발이 감지됐다.
 
여기에 장원섭 사무총장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토론회는 중앙당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나 사무총국에 공식적인 통보나 협조 요청 없이 진행되고 있는 사적행위에 불과하다"고 가세했다. 당 대표가 주최한 토론회를 사무총장이 '사적행위'라고 한 것이다.
 
장 사무총장은 역시 유·심 공동대표를 '전직 대표'라 부르며 "대표직을 사임하여 평당원으로 돌아갔으므로 당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점유할 지도집행권을 갖고 있지 못하다. 중앙위 의장으로서의 지위 다툼의 여지가 있는 심상정 전 대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설령 중앙위 의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여 토론회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정식으로 사무총국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는 토론회는 당의 규정과 절차를 위해하여 진행되는 개별적 행위에 불가하므로 당 시스템의 사용을 허락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일각에서 의혹으로 제기된 당권파에 의한 사무총국 장악이 현실로 드러난 장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비대위를 저지하려는 당권파의 꼼수도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비대위가 구성되지 못하면 최고위원이 없이 운영된 당 사정상 공동대표단의 사퇴로 사무총장이 대표직을 대리한다는 것이 당권파의 속셈이라는 것이다. 개원과 동시에 원내대표를 선출, 지도부를 구성하는 수순으로 이어지는 후속책과 함께다.
 
그러자 전자회의를 진행하던 유시민 공동대표는 이같은 소식을 듣자 "장원섭 사무총장과 장악된 사무총국의 독립선언"이라고 평가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자중하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대표는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해서 접속이 이렇게 느린 것 아닌가 모르겠다"며 "폐쇄했다니 생방송 창도 곧 내려져야 될 것 같다. 게시판도 언제 폐쇄될지 모르겠다. 사무총장에게 잘못 보이면 언제라도 닫힐 수 있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인터넷 생방송 댓글 토론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 사무총장이 낸 보도자료의 조짐이 이미 있었다"며 "심상정 의장님 지시로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렸는데도 불구하고 임의적으로 어떤 당직자에 의해서 내려지는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중앙위원회에서 장 사무총장은 현장을 떠나며 김용신 부총장에게 현장 지원과 관리를 위임하고 갔고, 아직 중앙위가 끝나지 않았기에 이것과 관련된 모든 지시는 의장이신 심 대표의 지시가 김 부총장의 이행으로 정당하게 되는 것"이라며 "당직자들과 장 사무총장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를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앙위 속개를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을 하고 여러 의견을 듣겠다"며 "예전 민노당 대표를 역임하셨던 많은 지도자들의 의견도 잘 듣고 결정하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늘밤을 그냥 넘기면 통합 삼주체가 임명한 임명직 사무총장에 불과한 사람이 공동대표단과 당의 당헌을 무시하고 혼자서 당의 대표처럼 행세하는 일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오늘밤 안으로 합당한 권한을 가지고 중앙위가 행사해야 할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생방송이 중단돼 말을 마치지는 못했다.
 
이에 장원섭 사무총장은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한시적 역할을 위임한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장원섭 사무총장과 관련해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장원섭 장군이 방금 자신을 사실상의 통진당 대표로 임명했다는 소식. 이 진보판 전두환 깡패들의 준동을 분쇄합시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진 교수는 "어제는 폭력, 오늘은 하극상"이라며 "이번 중앙위가 무산되면 곧바로 당 지도부 공백 사태가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19대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원내대표를 우선 선출해 당 지도부를 대신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당권파가 다시 지도부가 된다"고 당권파의 전략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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