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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하반기 집중분야?..역시 '문화콘텐츠'
2012-08-14 11:21:57 2012-08-14 11:23:09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벤처투자가 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보다 '문화콘텐츠' 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의 신규투자 실적은 전년대비 551억원 감소한 5386억원, 신규투자 업체는 340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0년 벤처붐 이후 10년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신규 투자 건수는 2009년을 기점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협회 관계자는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공격형' 보다는 '수비형' 투자가 늘었다"며 "경기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전반적인 투자도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 비중 점차 '확대'
 
이런 신규투자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문화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적으로 정보통신분야에 투자가 집중됐던 2000년대와는 달리, 문화 콘텐츠 분야의 입지가 점점 두터워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3월 기준 업종별 투자현황에 따르면, '문화콘텐츠' 분야가 39%로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면서 '정보통신'(30.2%)을 제쳤다.
 
그 뒤로는 일반제조(19.9%), 생명공학(4.8%), 유통(3.4%) 순이었다.
 
◇2012년 1/4분기 업종별 주요 투자동향(출처:한국캐피탈벤처협회)
 
문화콘텐츠 투자 비중은 전년대비 29.3%에서 약 10%포인트 늘어난 수준으로, 전체 금액은 932억원에서 828억원으로 104억원의 감소폭이 있었지만 점유율은 높아졌다.
 
3월 기준 상위 창업투자 10개사의 업종별 투자는 문화콘텐츠(32.1%), 일반제조(29.5%), 정보통신(28.6%)으로 나타났다. 투자금액은 1162억원으로 전체 투자금액 2120억원의 54.8%의 비중을 차지했다.
 
올 1분기 총 259억을 투자해 투자실적 1위를 차지한 인터베스트 역시, 문화콘텐츠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인터베스트 관계자는 "우리 투자사가 문화콘텐츠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투자사는 아니다"며 "하지만 문화콘텐츠 분야가 올 1분기 상위 투자사들의 실적의 상당수를 차지한 것에 의미를 두고 하반기를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소빅창업투자도 각각 189억원 122억원을 투자하며 2~3위의 투자실적을 기록했다.
 
김창호 한국파트너스 팀장은 "현재 1500억원 정도의 재원을 보유하고 있고 5개 펀드를 운용 중"이라며 "문화콘텐츠 분야는 워낙 핫(hot)한 분야이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상황에 따라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문화콘텐츠 비중은 평균 25% 안팎을 웃돌았지만 올 상반기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하반기 역시 상반기만큼의 실적은 아니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처시장 위축 속 트렌드도 변화 
 
업계는 문화콘텐츠 비중이 점차 높아진 배경으로 전반적인 벤처투자시장의 위축과 일반제조업의 투자 감소 및 다각화된 벤처기업 분야 트렌드 변화를 꼽았다.
 
'벤처붐'이 일었던 1999년과 2000년 상반기까지 인터넷 버블과 닷컴 열풍이 꺼지며 벤처시장이 예전처럼 호황을 누리지 못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더불어 내수침체와 경기불황으로 벤처시장 규모 자체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소비가 위축되며 벤처업계 전반의 투자가 감소해 제조업과 정보통신업종의 비중이 줄어들었다"며 "2000년대 IT 버블이 꺼지면서, 다각화된 문화콘텐츠들을 양성하고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온인베스트먼트는 이달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약 200억원 규모의 '지온콘텐츠펀드3호'를 결성했다.
 
지온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콘텐츠 펀드를 통해, 음원·공연 예술 분야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나아가 K-Pop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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