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지난 5일부터 시작된 2012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폐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세계공연계의 흐름을 짚어볼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하기엔 아직 이르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주요 공연 두편이 남아있기 때문.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26일과 2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폐막작 <나, 로뎅>이다. 루마니아의 거장 미하이 마니우티우가 연출한 이 작품은 세기의 연인 까미유 끌로델과 어거스트 로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용수 에스더 클로엣이 연기한 까미유는 로뎅과의 관계를 춤으로 표현하고, 조각가 로뎅 역을 맡은 배우 콘스탄틴 시리악은 무용수와 어우러져 그녀를 조각하는 것 같은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사랑과 권력의 관계를 탐구하는 이 작품은 아름다운 춤과 격정적인 대사를 통해 깊은 잔상을 남긴다. 2001년 빌바오 구겐하임 박물관이 기획한 에스더 클로엣의 무용공연을 토대로 미하이 마니우타우가 재구성했으며 2004년 시비우국제연극제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 작품은 26일과 2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 다른 기대작인 <먼...>은 무용과 영상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프랑스 거주 알제리 이민자 2세대의 자아 찾기' 과정을 담고 있다.
안무가 라시드 우람단은 프랑스-알제리 전쟁에 참전해 프랑스인에게 고문당한 아버지의 경험을 무대에서 어머니의 육성을 통해 직접 전한다.
안무가는 공연을 통해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이 극렬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프랑스 역시 예외가 아님을 고발한다. 작품은 대표적인 문호인 알베르 까뮈, 축구선수 지네딘 지단과 같이 성공한 알제리계 프랑스인의 경우 프랑스인으로 적극 받아들이는 프랑스 사회의 이중성 속에서 알제리계 프랑스인들은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작품에 대해 2009년 뉴욕타임즈는 '전쟁후유증을 개인사를 통해 시적으로 그려냈으며, 그의 원맨쇼가 잠재되어 있던 집단의식을 표현해냈다'고 극찬했다. 이 작품은 '다문화'가 주요 화두로 떠오른 우리 사회에도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이 공연은 23일과 24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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