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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는 이제 일상이다
2013-05-05 13:21:14 2013-05-05 13:23:37
[뉴스토마토 김명은기자]
(사진=MBC 방송 캡처)
말장난만으로도 방송 한 회 분량을 뽑을 수 있는 내공이 돋보였다.
 
MBC '무한도전'은 이제 일상과도 같은 친숙함으로 다가온다. 재미를 위해 특별한 장치나 의미있는 아이템을 더이상 발굴하지 않더라도 묵인이 되고, 매회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된다. 멤버들과 프로그램을 열렬히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한결 같은 마음이다.
 
'무한도전'을 두고 흔히들 예능계의 레전드라 부른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선두주자이자 확고부동한 골수 팬층을 확보한 '무한도전'만의 위상을 생각할 때 그와 같은 수식어는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4일 방송된 '빙고 특집'은 '무한도전'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해 준 사례였다.
 
'빙고 특집' 편은 한 주 전 방송 8주년 특집으로 선보인 '무한상사-뮤지컬' 편을 오랫동안 준비한 탓에 촬영 시간이 부족해 즉석에서 아이템을 선정하고 도전하는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급조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무한도전'은 매주 목요일 녹화가 이뤄지고 있어 '빙고 특집' 편은 결국 방송 이틀 전 촬영이 진행된 셈이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큰 웃음을 선사했다.
 
멤버들은 방송 아이템을 선정하기 위해 회의를 했고, 이 모습이 또한 웃음을 유발하는 하나의 소재처럼 활용됐다.
 
멤버들의 신변을 둘러싸고 벌어진 마구잡이식 폭로, 유재석의 아들 지호 군과 박명수의 딸 민서 양에게까지 '1인자'와 '2인자'의 차별을 드리우게 하는 멤버들의 장난, "폐쇄된 개성공단을 가보자"는 노홍철의 황당한 제안까지. '무한도전' 특유의 호들갑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박장대소할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라면 인신공격과 신변잡기식 토크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것들도 '무한도전' 안에서라면 용인이 되는 이 같은 상황은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축척된 그들만의 내공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무한도전' 멤버들만의 웃음 노하우는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에도 쏙쏙 드러났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각자 부모의 이름을 공개해 웃음으로 승화했고, 심지어 정준하와 노홍철 부모의 이름으로 '정자룡이 간다'와 '희대의 세란'이라는 기막힌 팀명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또 톱스타 이효리와 즉석에서 전화통화로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의 이날 방송은 의미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원초적인 웃음에 방점을 찍은 한 회였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과도 한층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8년 역사의 '무한도전'은 이제 매일 먹는 끼니와도 같은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이날 방송의 '핫' 드립
 
-"도련님 생일을 왜 얘기 안했냐?"(유재석의 아들 지호의 생일이 지났다는 걸 안 하하가 한 말. '무한재석교' 신도임을 또 한 번 입증함)
 
-"민서까지?"(박명수가 자신의 딸 민서와 유재석의 아들 지호는 '무한도전'을 통해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하자 길이 한 말. '2인자'로 불리는 박명수를 은근히 놀리고자 한 말. '무한도전' 내 구박덩어리에서 물오른 예능감으로 멤버들을 쥐락펴락하는 길로 변신함)
 
-"운은 봉이야"(게임에서 이긴 정형돈이 아버지 이름 운봉을 이용해 자신이 운이 좋다는 뜻에서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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