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직장의 신', 현실에 없는 미스김에 열광하다
2013-05-07 12:31:11 2013-05-07 12:34:04
[뉴스토마토 김명은기자] "IMF 외환위기 이후 16년. 비정규직 노동자 800만 시대에 이제 한국인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정규직 전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나 들을 수 있는 굵직한 성우의 목소리로 선보이는 이 내레이션을 들을 때마다 시청자들은 울컥한다.
 
모두가 "어쩜, 내 얘기 같지"라며 무릎을 탁 칠만한 에피소드가 매회 펼쳐지는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이 재미와 감동으로 대한민국 직장인들을 '힐링'하고 있다.
 
시청률은 10%대 초반(닐슨코리아 기준 6일 방송 시청률 13.6%)이지만 체감 인기는 이를 능가한다.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전날 본 '직장의 신'을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진제공=KBS)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통해 어느 때보다 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직장의 신'은 지난 2007년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했다. 이 때문에 방송 초반엔 주요 등장인물과 설정 등이 원작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주인공 미스김(김혜수 분)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 수록 이 드라마는 답답한 사회 현실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며 직장인들의 막힌 가슴을 뻥 뚫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회식은 업무가 아닙니다"라고 단칼에 자르고 퇴근하는 미스김, 정규직 채용 제안에 "회사에 묶여 있는 노예가 되기 싫다"고 거부하는 미스김의 용기(?)는 통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실제 현실과는 너무나도 다른 드라마 속 이야기는 결국 오늘도 밥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겐 대리만족을 안겨준다.
 
드라마 평론가 권경률씨는 "드라마는 현실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약간의 과장이 있지만 '직장의 신'은 오늘날 직장의 현실을 풍자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드라마 속 캐릭터도 너무나 잘 구축돼 있다. 직장인들이 볼 때 그 중 누구 한 명은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고 아마 느낄 것이다. '직장의 신'에선 버릴 캐릭터가 없다"고 말했다.
 
톱여배우의 권위를 내려놓고 사정 없이 망가지는 김혜수의 열정과 오지호, 이희준, 정유미 등 출연배우들이 앙상블도 드라마를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