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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왜 아이돌 출신 연기자를 선호하나?
2013-05-09 12:40:19 2013-05-09 17:53:29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최근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MBC ‘구가의 서’ 수지(미쓰에이), ‘금나와라 뚝딱’ 김형준(SS501), KBS2 ‘직장의 신’ 조권(2AM), ‘천명’ 임슬옹(2AM), ‘최고다 이순신’ 아이유,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한승연(카라) 등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전 방송사가 아이돌을 드라마에서 중용하고 있다.
 
왜 드라마 관계자들이 아이돌을 선호하는 걸까? 그 이유는 다양하다.
 
◇드라마에 출연 중인 아이돌 출신 연기자 임슬옹, 수지, 한승연, 조권(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MBC, KBS, SBS)
 
한류에 힘입은 인지도
 
K-POP이 한류 물결을 타면서 아이돌의 지명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인기는 내수 시장에서는 시청률에, 해외시장에서는 판권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이 열악한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쪽대본’, ‘과도한 PPL’의 배경은 부족한 제작비에서 기인한다.
 
이런 상황에 아이돌의 지명도는 해외판매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여러 나라에서 원할 뿐 아니라 가격도 높아진다. 또 투자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아이돌 연기자들의 지명도는 극 초반 관심을 받는 데 탄력을 준다. 아이돌 팬들의 충성도는 시청률 뿐 아니라 이슈메이킹에도 상당한 역할을 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경우 해외에서는 정은지가 조인성, 송혜교 보다 반응이 뜨거웠다. 이는 해외판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며 “또 초반 이슈를 만드는 데 아이돌의 역할이 크다. 그들이 말 한마디만 하고 SNS에 글 한 줄만 남겨도 드라마가 관심을 받는다”고 말했다.
 
연기력도 나쁘지 않아
 
한때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은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연기력 부족으로 뭇매를 맞지 않은 아이돌을 찾기가 더 쉬울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 그간 아이돌 연기자들이 수준 높은 연기를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구가의 서’에 출연한 수지는 영화 ‘건축학 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으로 거듭났으며, ‘최고다 이순신’의 아이유는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음에도 연기력 논란을 피해갔다. tvN ‘응답하라 1997’에 출연한 정은지(에이핑크)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조인성, 송혜교, 김범과도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연기를 펼쳤다.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 ‘내 딸 서영이’에 출연한 이정신(씨엔블루)은 '내 딸 서영이' 초반 연기력 논란을 겪었지만 극 후반에는 뛰어난 발전을 보여 드라마가 낳은 스타로 발돋움했다. 현재 방영 중인 ‘천명’의 임슬옹은 극 초반에 비해 한층 성장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제작사 관계자는 “인기가 많다고 무조건 캐스팅 하지 않는다. 사전 미팅 때 대본연습을 시켜보고 연기력이 너무 형편없으면 캐스팅 하지 않는다. 연기력이 형편없어서 캐스팅이 무마되는 경우도 정말 많다. 아이돌의 연기력은 캐스팅 부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신인연기자가 부족한 현실도
 
또 하나의 이유는 인지도와 실력을 겸비한 신인 연기자 층이 두텁지 않다는 것이다. 제작 관계자들은 연기력을 검증받은 10대 후반 ~ 20대 초반 신인 배우들이 너무 적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제작사 관계자는 “막상 신인 배우들을 펼쳐놓고 보면 쓸 만한 연기자가 너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최소한 아이돌은 카메라 만큼은 익숙하다. 신인 연기자들 중에는 그것도 못 미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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