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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시장 알라카르테 득실계산 한창
케이블업계 반대입장 정리..대체로 부정적
2009-01-29 06:42:16 2009-01-29 06:42:16
시청자가 원하는 채널만을 골라 보도록 하는 ` 알라카르테(a la carte)' 요금제의 IPTV 도입을 앞두고 유료방송 시장에서 이해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당국이 케이블TV 업계에도 알라카르테 도입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알라카르테는 유료방송 시장의 가격 경쟁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약관 승인 조건으로 내달말까지 알라카르테 상품출시 계획을 제출토록 함에 따라 알라카르테 구성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등 후발 IPTV 사업자도 3월말까지 알라카르테 상품출시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알라카르테는 채널 단위 과금방식을 통해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만 골라 볼 수 있도록 하는 요금체계로 방통위는 시청자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확대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케이블TV는 최근 내부의견을 수렴, 알라카르테 도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정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의 공식 의견서를 방통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지상파와 일부 채널 외에는 시청자에 대한 노출도가 크게 떨어져 전반적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위축이 예상되고 결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도 콘텐츠 차별화를 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IPTV와 경쟁해야 하는 SO들은 "알라카르테가 IPTV에서 성과를 보인다면 따라갈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유보적 입장을 보이면서 이런 경기침체기에 알라카르테 도입은 무리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 개별 과금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알라카르테 요금제 도입은 관리 비용의 상승만 부추길 뿐이라는 것이다.

PP업계 역시 "현재 8대 2인 광고수익 대 수신료 비중이 5대 5인 수준이 되는 때라야 알라카르테 도입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알라카르테 상품이 의무화된 IPTV 사업자들도 알라카르테 도입에 대해 유보적이다.

KT 관계자는 "알라카르테는 고객 선택권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일 뿐 사업자 입장에선 아직 수익모델로서 확실한 정립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3월에 선도적으로 알라카르테 요금제를 도입했던 스카이라이프도 알라카르테 평가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알라카르테 도입 3년째에 접어든 스카이라이프의 현재 알라카르테 상품 가입자는 5만5천명에 불과하다.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요금체계가 너무 복잡하다는 가입자들의 불만에 따라 요금체계를 3단계로 간소화하기도 했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알라카르테는 스카이라이프의 주력상품이 아니다"며 "알라카르테 성공을 위해서는 콘텐츠 시장이 두터워야 하고 콘텐츠 니치마켓이 조성돼야 하는데 우리나라 유료방송 시장 풍토는 이를 허락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의무전송채널이 17개에 이르는 상황에서 알라카르테는 큰 의미가 없으며 일반 패키지 상품이나 결합상품이 시청자들에게 훨씬 더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해외에서도 홍콩의 IPTV사업자인 PCCW와 일본의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퍼펙 같은 알라카르테 성공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에선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케이블업계의 찬반 공방으로 10여년째 알라카르테 도입이 이뤄지지 않는 등 알라카르테 도입이 성공하기까지는 난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IPTV 사업자들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알라카르테 요금제를 조기에 정착시킬 경우 케이블TV와의 차별화 효과와 함께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격 및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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