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한대에 우왕좌왕..무방비 세종청사 방호 시급
입력 : 2014-04-16 16:12:54 수정 : 2014-04-16 16:17:09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등 15개 정부 기관이 입주한 정부세종청사 시설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15일 오전 세종시에서 사슴농장을 운영하는 이모씨 부부가 1톤 트럭으로 세종청사 6-3동 정문을 들이받아 400만원의 재산피해를 끼친 것이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슴농장 근처에서 세종과 공주를 잇는 도로 공사가 진행되는 탓에 사슴이 스트레스를 받는 등 동물 사육에 피해를 봤고, 이를 해결하려고 몇 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항의 차원에서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인명피해 없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국가중요시설인 정부청사에 차량이 무방비로 돌진했다는 점에서 청사 방호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15일 오전 세종시에서 사슴농장을 운영하는 60대 여성이 1톤 트럭을 몰고 정부세종청사 6-3동 출입구로 돌진해 정문 일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News1
 
실제로 정부청사 방호가 속수무책으로 뚫린 것은 지난 2011년 대순진리회 과천청사 난입과 2012년 서울청사 방화투신 사건 등으로 해마다 한건씩 일어나는 실정.
 
세종청사만 해도 37만4000㎡에 이르는 넓은 대지에 수평으로 늘어선 건물과 높이 2m에 불과한 낮은 울타리, 도로와 출입문·울타리·주변상가 등에 바짝 붙은 청사 구조, 경비인력 부족 등의 문제 탓에 언젠가는 사고가 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출입문 수가 적고 출입문마다 경비와 바리케이드가 배치된 서울·과천청사에 비해 세종청사는 곡선형 건물 배치 탓에 사각지대가 많고 출입문 수는 많지만 바리케이드나 경비가 거의 없어 외부인도 출입증만 있으면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또 세종청사 특성상 부처별 정문이나 임시 주차장, 공터 등 집회를 열 공간이 많아 한달에 많게는 30건 이상의 시위가 청사 앞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들어갈 사람은 많은데 경비력이 취약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방호 시스템이 뚫릴 수 있었던 것.
 
◇정부세종청사 북측 정문(사진=뉴스토마토)
 
이에 부족한 세종청사 경비인력을 늘리는 등 방호대책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세종청사 방호인력은 기능직 방호 공무원과 외주 경비인력이 건물과 외곽 경비를 맡고 세종경찰서 등 인근 지역 경찰서에서 병력을 지원받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실정이다. 세종경찰서 관계자는 "4곳~5곳의 경찰서에서 중대 규모 병력을 지원하지만 청사 앞에서 하루가 멀다고 집회가 열리고 청사가 워낙 넓어 경비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경비가 부족하다면 지나치게 많은 출입문 중 불필요한 문은 폐쇄하거나 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서울청사 방화 사고 후 모든 정부청사에 스피드게이트와 엑스레이 검색대가 설치된 것처럼 외부 차량에 대한 출입 시스템을 정비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청사관리소는 사고가 난 후 방호 시스템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었지만 교육훈련과 대응 매뉴얼을 점검하는데 그쳤을 뿐 새로운 대책은 나오지 않는 모양새다. 
 
관리소 관계자는 "정문이 넓고 정문부터 청사까지 100m 정도 떨어진 서울·과천청사에 비해 세종청사는 구조상 그렇지 않아 바리게이트 등을 설치할 여건이 안 된다"며 "일부 미흡한 부분은 바뀌겠지만 여건 상 전반적인 시스템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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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호

최병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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