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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디플로 리뷰) 왜 우리는 그렇게 돈에 집착할까?
2015-01-11 16:14:06 2015-01-11 16:14:06
2014년 2월 송파구에 사는 세 모녀가 큰딸의 만성 질환과 어머니의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정말 죄송합다"는 메모와 함께 갖고 있던 전 재산인 현금 70만 원을 집세와 공과금으로 놔두고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세 모녀는 부양의무자 조건 때문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세상에 빚을 지기 싫다는 이유로 전 재산을 남겨두고 자살을 했다. 또한, 그들은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을 방법을 알아보지 않았으며, 긴급복지지원제도가 있는 줄 몰랐던 것으로 추정됐다.
 
돈은 과거의 물물교환, 금을 대신해 거래를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존재로, 이제 우리는 돈이라는 존재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또한, 돈이 모든 사회적 관계를 지배하는 존재가 되어버리면서 사람들에게 돈은 숭배받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최근 많은 사건은 돈이 개인 간의 관계를 경제적 관계로 만들어버리고 인격성을 제거해버린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개인의 소유방식과 상호작용이 인격적인 면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지만, 돈은 그것을 경제행위로 바꾸어버리며 거기에 비인간성을 부여한다.
 
물론 돈을 통해 신분이나, 과거의 속박적인 관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돈은 모든 관계를 평준화시키며, 사람이나 사물의 고유한 가치를 획일적으로 평가한다. 과거의 인간은 문화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였지만, 요즘 사람들은 돈에 따라 행동하며, 모든 것을 정신적 만족감이 아닌 돈의 가치로만 계산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국 한 사람의 모든 것은 돈의 부속품이 되어버리고, 탈인격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탈인격화의 예는 최근에 개봉한 영화인 <카트>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 영화에서 마트의 관리자들은 인건비를 줄이고 정규직원으로 전환하라는 법적 압력을 피하고자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한다.
 
하지만 이것은 관리자들의 품성이 사악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관리자는 한 가정의 책임자인 노동자를 해고 해서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의 관점에서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행동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경영자의 관점에서 비정규직 해고는 사람을 내쫓는 비도덕적인 행동이 아니라 비용의 절감을 목표로 한 합리적 행동이다. 이처럼 모든 일이 비용의 면에서 계산될 때 비인간적인 결과는 은폐되며, 갈등의 쟁점이 되지도 않는다.
 
자본주의가 비인간적인 속성을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필연적으로 모든 자본주의가 비인간적인 것은 아니다. 돈의 모든 속성이 그 자체로 비인격적이고 탐욕적인 것은 아니지만, 돈에 대한 이중성과 물신성이 돈을 그렇게 만든다.
 
만약 돈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간적인 수단을 위해 사용한다면 돈은 행복을 위한 긍정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 돈은 여러 가지를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있지만, 돈이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돈은 탐욕과 비인간성의 상징이 아닌 행복을 상징할 수 있을 것이다.
 
신혜연 기자/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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